바이든 "쓰레기는 트럼프 지지자들"…공격하려다 역공 빌미[2024美대선]
트럼프 측 '푸에르토리코는 쓰레기 섬' 공세
"유일한 쓰레기는 트럼프의 지지자들" 발언
공화당 "미국인 절반이 쓰레기냐" 공세 나서
백악관 "지지자의 혐오스러운 수사 말한 것"
[볼티모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각) 미국 메릴랜드 볼티모어의 던독 마린 터미널에서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트럼프 유세장에서 나온 "푸에르토리코는 쓰레기 섬" 발언을 공격하려다 "쓰레기는 트럼프 지지자들"이라고 발언해 역공 빌미를 제공했다. 2024.10.30.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유세장에서 "푸에르토리코는 쓰레기 섬"이라는 혐오 발언이 나와 논란이 거센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공세에 가담하려다 오히려 역공 빌미를 제공했다.
29일(현지시각) AP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라틴계 유권자 단체와 통화에서 "얼마 전 트럼프 집회에서 한 연설자가 푸에르토리코를 떠다니는 쓰레기 섬이라고 불렀다"며 해당 발언을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 고향인 델라웨어주의 푸에르토리코인들은 선량하고 훌륭한 명예로운 사람들"이라고 옹호했다.
이어 "내가 보는 유일한 쓰레기는 그(트럼프)의 지지자들뿐"이라며 "그가 라틴계를 악마화하는 건 비양심적이며 미국적이지 않다. 우리가 해온 모든 일, 지내온 모든 것과 완전히 상반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앨런타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29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 앨런타운에서 유세하고 있다. 2024.10.30.
발언이 공개된 뒤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후보의 지지자들을 '쓰레기'로 불렀다며 거센 논란이 일었다. 사실상 미국인 절반을 '쓰레기'로 깎아내렸다는 지적이다.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플로리다)은 이날 펜실베이니아 앨런타운에서 열린 트럼프 후보 유세에서 "조금 전 바이든이 우리 지지자, 애국자들을 쓰레기로 불렀다"며 "조국을 사랑하는 평범한 미국인들에 대해 한 말"이라고 공격했다.
트럼프 후보도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모금 행사에서 자신의 지지자들을 "개탄스러운 사람들"이라고 발언한 것과 연결시키며 "그보다 더 나쁘고 끔찍하다"고 비난했다.
캐롤라인 리빗 트럼프 캠프 대변인도 성명을 내 "이 말을 다르게 해석할 방법은 없다"며 "바이든과 해리스는 트럼프 대통령을 증오할 뿐만 아니라 그를 지지하는 수천만 미국인을 경멸한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조슈아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CNN에 "내가 지지하지 않는 후보를 지지하기로 선택하더라도, 난 펜실베이니아의 선량한 주민이나 미국인들을 모욕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뉴욕=AP/뉴시스] 미국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가 지난 27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유세 연단에 오르고 있다. 힌치클리프는 "푸에르토리코는 쓰레기 섬"이라고 발언해 비난을 받고 있다. 2024.10.30.
논란이 거세지자 백악관은 해명에 나섰다.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부대변인은 성명을 내 "바이든 대통령이 쓰레기라고 언급한 건 (트럼프 유세) 집회에서 나온 혐오스러운 수사"라고 설명했다.
베이츠 부대변인은 문제의 통화 녹취록도 공개했다. 여기엔 '지지자들'(supporters)이 아닌 '지지자의'(supporter's)라고 적혔다. '지지자들'이 아닌 '지지자의 라틴계 악마화'를 쓰레기로 표현한 것이라는 해명이다.
바이든 대통령도 직접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엑스(X, 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트럼프) 집회에서 지지자가 푸에르토리코에 대해 쏟아낸 혐오스러운 수사를 쓰레기라고 표현했는데, 이건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단어"라고 맥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가 하려던 말은 그게 전부"라며 "그 집회에서 나온 발언은 우리의 국가로서 정체성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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