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눈은 중국으로"…전인대, 증시 영향은?
중국, 향후 5년간 10조 위안 재원투입
코스피, 발표 앞둔 경계감에 8일 약세
[베이징=신화/뉴시스] 지난 3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 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 2024.03.05.(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세계 최대 정치이벤트인 미국 대선을 소화한 증시가 이제 중국을 주목하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코스피는 이날 새벽 발표된 미국 FOMC의 25bp 금리인하를 반영하며 상승 출발했으나 오후 들어 중국 전인대 경기부양책 발표를 앞둔 경계감이 작용하며 상승폭을 모두 반납, 0.14% 하락해 장을 마쳤다.
중국 부양책 수혜주로 꼽히는 화장품·철강 관련주들이 대부분 하락했다.
한국콜마가 7.97% 하락한 가운데 네이처셀(-4.34%), 콜마홀딩스(-3.57%), 아모레퍼시픽(-1.05%),HLB글로벌(-0.91%), 코스맥스(-0.90%), 한국화장품제조(-0.76%) 가 내렸다.
포스코홀딩스(-2.44%), 세아제강(-1.96%), 동국제강(-1.22%), 포스코스틸리온(-1.07%), KG스틸(-1.01%), 현대제철(-0.62%)도 하락 마감했다.
중국 상해지수, 홍콩 항셍지수도 전인대 종료를 앞두고 하락 마감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아시아 증시가 전체적으로 상승 출발 후 흘러내리는 모습을 보였다"며 "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10조 규모에 달하는 경기부양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시장에 선반영된 가운데 발표를 앞둔 경계감과 차익실현 움직임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부양정책 패키지의 강도를 결정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를 개최했으며, 마지막 날인 8일 장 마감 후 기자회견을 갖고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온 지방정부 부채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5년 동안 10조 위안(1937조원)의 재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란포안 중국 재정부장에 따르면 전인대는 지방정부 부채 한도를 6조위안 증액하는 안을 승인했다. 또 올해부터 5년간 매년 지방정부 특별채권 중 8000억 위안을 부채 해결에 배정, 총 4조위안으로 지방정부의 숨겨진 부채를 대환키로 했다.
신한투자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8일 국내 증시는 트럼프 영향에 하락했던 2차전지, 바이오 테마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는 등 트럼프 트레이딩이 약화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부양책 규모에 따른 중국시장 흐름에 한국 증시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며, 부양책 규모에 따른 외국인 수급 변화 등에 유의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금융투자업계는 중국 당국이 1기 행정부 시절과 마찬가지로 막대한 관세를 앞세워 중국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트럼프 재선 상황을 맞아 국내소비 부양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미국 신정부 정책 리스크를 반영하는 기간 동안 한-미 증시 디커플링을 염두에 두고 트럼프 정책 수혜주와 중국 경기 부양 수혜주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제언이다.
트럼프는 중국을 "복합적 위협"이라고 언급하며 1기 행정부 시절보다 더 강도높은 고율 관세 부과를 공언해왔다. 그는 최근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며 "만약 그들이 우리에 동의하지 않으면 자동차마다 약 100%, 200%, 또는 20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최대 20%로 높이겠다는 '보편적 관세'를 공약하면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최고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로 이렇게 높은 관세를 부과할 지는 불확실하다. 모건스탠리는 트럼프가 중국에 60%, 나머지 국가에 10%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0.9% 상승할 것으로 추산했다. 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국 수입품에 대해 20% 관세를, 다른 국가들에 대해서는 보편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신한투자증권 신승웅 연구원은 "중국의 위기는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며 "중국이 공급 과잉을 저가 수출로 해소함과 동시에 제조업 마진 훼손을 불러오며 자동차, 2차전지, 철강, 태양광 등 산업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신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확장 재정으로의 전환, 내수 중심의 성장모델 전환, 자본시장 유동성 시프트를 통해 위기를 타개할 전망"이라며 "특히 주식시장과 부동산 부양을 통해 부의 효과를 재현할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레버리징 사이클의 주체는 중앙정부로, 중국국가부채의 약한 고리인 기업, 지방정부와 달리 중앙정부의 재정건전성은 비교적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 이주원 연구원은 "중국은 기존 10월 말에 진행하던 전인대 상임위를 11월 상순으로 미뤄 진행했으며, 트럼프 당선을 확인한 이상 종전의 내수중심 부양 방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9월 내구재 중심 소매판매 서프라이즈, 10월 가전제품 매출 호조 소식이 전해지며 중국 내수 경기 저점 통과에 대한 기대감도 일부 유입된 상태"라며 "부양책에 이어 다음주 광군제 소비 결과가 양호하게 이어진다면 중국 투자심리 뿐만 아니라 최근 가파르게 하락한 원화 가치에도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