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기재소위서 예비비 절반 삭감…여, 전체회의 단독 개의 '맞불'(종합)
민주, 기재소위서 예비비 2.4조 삭감안 단독 처리
국힘, 전체회의 기습 개의해 법률안만 단독 상정
국힘 "예산안 삭감 몽니" vs 민주 "법안 도둑처리"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에서 정일영 소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4.11.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조재완 김지은 하지현 신재현 기자 = 여야가 내년도 정부 예비비 규모를 절반으로 삭감하는 안을 놓고 충돌했다.
13일 더불어민주당이 내년도 정부 예비비 규모를 절반으로 삭감하는 안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에서 단독 처리하자, 국민의힘은 전체회의를 단독으로 열어 예산안을 제외한 법률안만 일괄 상정하며 맞불을 놓았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열린 기재위 예산소위에서 4조8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비비 중 절반인 2조4000억원을 감액한 안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예비비 삭감에 반대해 의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정부 측도 "여야가 합의되지 않았으니 동의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정부는 내년도 예비비를 올해보다 6000억원을 증액했다.
기재위 야당 의원은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면 예비비는 보통 3조원대였다"며 "역대 최고 규모로 과다 편성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예비비 집행률을 보면 50%도 채 안 된다"며 "세수 펑크가 나면 예비비를 불용해서 쓰기 때문에 그러한 관행에도 철퇴를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당의 예산안 강행 처리 여파로 기재위 전체회의는 이날 오후 늦게까지 열리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오후 5시 10분께 전체회의를 단독으로 열어 법률안만 일괄 상정한 뒤 회의를 산회했다. 야당이 단독 처리한 예산안 상정은 불발됐다.
기재위 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 소속 송언석 기재위원장실을 찾아 "법안 도둑처리"라며 항의했다.
민주당 간사 정태호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의원회관에서 전체회의 소집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국민의힘이)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문자를 보내 (전체회의 소집을) 통보한 뒤 3분 만에 의원들의 참석 권한을 침해하면서 (법안을) 처리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는 상임위 운영에 있어 간사 간 합의를 무시하는 국회법 위반"이라며 "국회의원들의 법안에 대한 발언 심의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임위원장의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 (이날 전체회의는) 원천적으로 무효임을 선언한다"고 했다.
송 위원장은 뉴시스와 한 통화에서 "법안을 상정해 (내일) 소위에 넘기는 것은 처음부터 예정돼 있었다"며 "세법이나 경제재정소위에 가야할 중요한 법안들이 많아 예비비 때문에 발목 잡혀 기재위가 공전하면 국민 실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세법 처리가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단 그것(법안)이라도 소위로 보내 논의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송 위원장은 이날 소위를 통과한 예산안에 대해선 "저쪽(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예비비를) 보복 삭감한 것"이라며 "일방적으로 한 것을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의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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