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뺑소니…친구에게 대리 자백 부탁한 30대 실형
범행 석 달 전 음주운전 적발돼 면허 취소
범행 40일 전에도 무면허 음주운전하다 적발
[서울=뉴시스]
[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무면허 운전을 하다 행인을 치는 사고를 내고 도주한 뒤 친구에게 대리 자백을 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11단독 정순열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도주치상)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30대)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또 A씨 대신 자백한 혐의(범인도피)로 기소된 B(30대)씨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이 인정한 범죄 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9월14일 오전 1시40분께 부산 동래구에 한 골목 이면도로에서 승용차를 몰던 중 보행자 C(40대)씨를 충격한 뒤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고 그대로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사건 당시 A씨가 몰던 차량 조수석에 타고 있었고, A씨의 부탁을 받아 같은달 26일 경찰서에 자신이 직접 운전한 것처럼 허위로 진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C씨는 2주 상당의 상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 사건을 저지르기 석 달 전인 6월8일 음주 운전을 하다가 적발돼 운전면허 정지 처분을 받았고, 범행 40일 전인 8월2일에는 무면허 음주 운전을 하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특히 A씨는 2013년에도 차량을 몰다가 택시를 충격한 뒤 친구가 운전자인 것처럼 허위 진술을 시킨 전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판사는 "이 사건 각 범행은 자동차운전면허 정지 기간 중 행인에 대한 접촉 사고를 내고 도주한 것으로 그 죄질이 불량하다. 특히 A씨에게 무면허운전 범행 전과가 있고, B씨에게 '자신이 짠 시나리오대로 경찰에 진술해 달라'는 취지로 요청하는 등 B씨의 범행에 적극 개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무면허 음주 운전을 하다가 적발됐음에도 불구하고 자중하지 않고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 등에 비춰 재범의 위험성이 높고 비난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A씨에 대한 엄벌이 불가피하다"면서 "다만 C씨와 원만을 합의해 A씨에 대한 처벌을 원하고 있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B씨의 양형에 대해선 "B씨의 범행은 친구의 뺑소니 및 무면허운전을 감추기 위해 수사기관에 적극적으로 허위 진술해 국가의 적정한 형사사법작용을 방해한 것으로 그 죄질이 좋지 않다. A씨는 비교적 장기간 자신이 차량의 운전자임을 자처해 수사기관 역량 낭비의 정도가 작지 않다"면서 "다만 B씨는 이 사건 범행을 자백하고 있고, 오랜 친구인 A씨의 요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아무런 대가 없이 이 사건 범인도피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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