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HBM3E 공급 임박했나…젠슨황 '희망고문'인가?
젠슨황 또다시 "삼성전자 인증, 노력하고 있다" 발언
삼성과 협상 줄다리기 해석도…납품 임박 가능성
2026년 메인 공급사는 누구…치열한 경쟁 예고
[서울=뉴시스]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 2024' 행사에 전시된 삼성전자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12단 'HBM3E'에 친필 사인을 남겼다.
"삼성전자의 메모리칩을 인증하기 위해 최대한 빠르게 노력하고 있다"(23일 홍콩 과학기술대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주름잡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말 한마디가 삼성전자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HBM(고대역폭메모리)의 납품 여부가 결정될 퀄 테스트(품질 검증)가 장기화하면서, 시장의 온 신경이 그의 입을 향하고 있어서다.
일각에선 '희망고문'이 아니냐는 평가까지 들린다. 젠슨황 CEO의 일련의 발언은 삼성전자와의 협상에서 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만큼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납품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블룸버그TV는 23일(현지 시각) 황 CEO가 홍콩 과학기술대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에서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메모리칩을 인증하기 위해 최대한 빠르게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앞서 황 CEO는 최근 열린 3분기(8∼10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전화회의)를 통해 메모리 공급업체로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을 언급했지만, 삼성전자는 언급하지 않았다.
엔비디아는 삼성전자로부터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3E 8단과 12단 제품의 납품을 모두 검토 중이지만, 테스트가 여전히 진행 중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예상 대비 주요 고객사향 HBM3E 사업화가 지연됐지만 현재 주요 고객사 퀄(품질 테스트) 과정상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는 유의미한 진전을 보였다"며 "이에 4분기 중 판매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2일 저녁 국립대만대학교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 기조연설에서 차세대 GPU '루빈(Rubin)'을 오는 2026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사진=엔비디아 유튜브 홈페이지 캡처) 2024.06.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전략적 코멘트"…납품 임박 가능성도
젠슨황 CEO는 올해 수차례 삼성전자의 HBM와 관련해 "기대감이 크다"거나 "아직 어떤 인증 테스트에도 실패한 적이 없다" 같은 발언으로 시장에서 기대감을 놓지 않게 했다. 하지만 정작 테스트 통과는 지연돼 오히려 시장에 실망감을 안겨줬다. 이는 납품 결정을 미루며 상대를 조급하게 만드는 협상 기술의 일환으로도 해석된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젠슨황 발언과 관련 "멀티벤더(복수 공급망)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전략적 코멘트라고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원가 관리를 위해 HBM 등 중요 부품의 경우 '가격 차등제'가 추진 중이다.
핵심 부품의 경우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대규모 구매 계약을 맺은 뒤, 추가 물량에 대해서는 좀 더 낮은 가격으로 유연한 물량 확보를 추진하는 게 목표다.
만일 메인 벤더 선정에서 밀려 제2공급사 또는 제3공급사가 될 경우 물량 확보와 납품 가격에서 차등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결국 엔비디아의 새로운 구매 안정화 정책을 감안하면 삼성전자 역시 HBM3E의 경우 빠르면 연말께 공급이 가시화될 수 있다"며 "2026년 이후 HBM 시장에서는 메인벤더 자리를 놓고 업체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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