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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동맹 가뿐히 무시…한국도 트럼프 관세 칼날 '사정권'

등록 2024.11.26 11:33:57수정 2024.11.26 11:3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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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첫날 캐나다·멕시코에 25% 관세 예고

트럼프 재임시절 발효된 USMCA 위반 소지

우방 캐나다 포함…한미FTA 추가 협상 가능성도

[글렌데일=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5일(현지시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대통령에 취임하는 내년) 1월20일 첫 행정명령 중 하나로, 미국으로 들어오는 멕시코·캐나다산 모든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데 필요한 모든 문서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8월23일(현지시각) 애리조나 글렌데일에서 열린 유세장에서 미소 짓는 모습. 2024.11.26.

[글렌데일=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5일(현지시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대통령에 취임하는 내년) 1월20일 첫 행정명령 중 하나로, 미국으로 들어오는 멕시코·캐나다산 모든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데 필요한 모든 문서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8월23일(현지시각) 애리조나 글렌데일에서 열린 유세장에서 미소 짓는 모습. 2024.11.26.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5일(현지시각) 미국의 3대 수입국인 중국, 멕시코, 캐나다를 상대로 대대적인 관세 부과를 선언한 것은 향후 국정운영 과정에서 관세 정책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불법 이민과 마약 반입을 막기 위해 이러한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는데, 정치적 목표를 위해선 경제와 자유무역 논리는 물론 가까운 우방국과의 관계도 개의치 않겠다는 모습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대통령에 취임하는 내년) 1월20일 첫 행정명령 중 하나로, 미국으로 들어오는 멕시코·캐나다산 모든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데 필요한 모든 문서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멕시코와 캐나다를 통해 수천명의 불법이민자들이 들어와 범죄와 마약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관세는 마약, 특히 펜타닐과 모든 불법 외국인이 우리나라의 침략을 멈출 때까지 유효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중국과 미국으로 대량의 약물, 특히 펜타닐이 반입되는 것에 대해 여러 차례 이야기를 나눴으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 중국 대표들은 이런 일을 저지른 모든 마약상에 대해 사형을 선고하겠다고 말했으나 안타깝게도 이를 실행하지 않고 있다"며 10% 추가 관세를 예고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승리 후 구체적인 관세 정책 계획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선 기간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적 관세를, 중국산 제품에는 6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일각에선 실현 가능성에 물음표를 붙였다. 하지만 이날 발표로 관세 공약 실천 의지를 재확인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명분과 형식으로 관세를 부과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의 첫번째 정책 선언인 만큼 참모들은 어떻게든 실현가능한 방안을 만들어 취임 첫날 책상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전방위적 관세 정책이 기존 무역질서와 협정에 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당장 이번 발표만해도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일했던 존 베로노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이번 발표가 3국간 이동 물품의 관세를 면제하는 USMCA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모든 물품에 일방적인 25% 관세부과는 협정을 파기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협정은 심지어 트럼프 당선인 재임시절 북미자유협정(NAFTA-나프타) 개정해 2020년 7월부터 발효된 것이다. 자신의 재임시절 이뤄진 합의도 필요하다면 무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 멕시코와 달리 미국의 오랜 우방으로 평가되는 캐나다에 관세 칼날을 겨눈 것도 주목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재임시절에도 가치보다는 손익관점에서 동맹국들을 대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서도 정치적 득실을 위해서라면 동맹국을 쉽게 압박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셈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미국의 무역수지를 염두에 둔 관세 정책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멕시코와 중국, 캐나다는 올해 9월까지 미국 수입품의 42%를 차지하는 3대 대미 수출국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거대 대미 수출국을 겨냥해 이번 관세를 발표한 것이라면, 차후 다른 대미무역 흑자국들을 향해서도 비슷한 행보를 취할 수 있다.

한편 이번 관세 발표는 한국 역시 트럼프발 관세 공세에서 자유롭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 미국의 주요 우방으로 자리잡았으나, 대미 무역흑자 규모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국가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당선인 재임시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재개정했으나, 보편관세 부과나 추가협상 요구를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주한미군 방위 분담금 인상을 언급하며 한국을 '머니 머신'으로 칭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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