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하루 200명 사망…도난·약탈 등 치안부재로 구호품 전달 중단
지난달 29일 빵집 3명 압사, 굶주림 등 인도주의 상황 악화일로
주거지 폭격으로 100여명 잔해 깔려 1명만 구조
이스라엘 “지난 주 1000대 이상 구조 차량 구호품 전달” 성명
[아비빔=AP/뉴시스] 헤즈볼라와 휴전 이틀째인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북부 갈릴리 지역, 레바논 국경 인근 키부츠 아비빔 외곽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장갑차를 정비하며 대기하고 있다. 2024.12.02.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간에 불안한 휴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습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헤즈볼라와의 휴전에 합의한 3가지 이유 중 첫 번째로 거론한 것이 하마스와의 전투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듯한 모습이다.
가자 지구 보건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이스라엘의 북부 공습으로 최소 200명이 사망했다고 CNN이 1일 보도했다.
유엔 구호기관은 치안 부재 속에 구호트럭 약탈이 이어지자 주요 국경을 통한 구호품 배송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CNN은 이스라엘의 공세 강화는 이 지역에서 인도주의적 상황을 악화하고 만성적인 굶주림이 남아 있는 민간인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루 전날인 지난달 29일 가자 중부 데이르 알-발라의 한 빵집에서 음식을 사려는 사람들이 몰려 두 명의 어린이와 여성 한 명이 압사했다.
한 여성이 가자 중부의 빵집에서 음식을 사려고 하다가 압사했습니다 .
카말 아드완 병원의 후삼 아부 사피야 박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가자 북부의 탈 알 자타르와 베이트 라히야 지역에서 200명 이상이 거주하는 5개 건물이 공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도움을 요청했고, 도움을 시도한 사람도 누구나 폭격을 당했다”며 “불행히도 그들 모두가 사망해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도 사라졌다”고 참상을 전했다.
그는 텔 알 자타르 공습에서 100명 이상이 잔해 아래에 깔렸으나 단 한 명만 구조됐다고 말했다.
사피야 박사는 “이런 장면은 매일 일어나는 일이 되었고,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아무도 무고한 사람들의 살해를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가자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 테러 이후 전쟁이 시작된 이래로 가자 지구에서 최소 4만 4429명이 사망하고 10만 500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북부 가자 대부분 지역은 접근이 불가능하고 많은 사상자가 병원에 도착하지 않아 사상자 집계는 과소평가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의 공습과 함께 식량과 기타 물품을 실은 트럭이 도난 약탈을 당해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 기구(UNRWA)는 이스라엘과 가자지구를 잇는 주요 국경 지대를 통한 구호품 배송을 중단했다.
UNRWA 대표 필리프 라자리니는 “남부 케렘 샬롬을 통한 배달을 중단하기로 한 어려운 결정은 굶주림이 빠르게 심화되고 있는 시기에 내려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X(옛 트위터)에 “몇 대의 푸드트럭이 탈취된 후 이 결정이 내려졌다”고 적었다.
가자 지구 내부에서 구호품을 운반하는 데 관여한 소식통은 CNN에 1일 밀가루를 실은 트럭 5대가 국경 검문소 근처에서 도난당했다“고 말했다.
라자리니는 “검문소에서 나가는 도로는 몇 달 동안 안전하지 않았다”며 지난달 16일 무장 갱단이 약 100대의 구호 트럭을 도난한 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가자지구에서의 인도주의적 작전이 어쩔수 없이 불가능해졌다며 이스라엘 당국의 장애물과 지원 규모를 제한하려는 정치적 결정이 해당 지역의 법과 질서가 무너지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라자리니는 점령국인 이스라엘이 구호 종사자와 물자를 보호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가자지구에 대한 지원 승인을 담당하는 이스라엘 기관인 COGAT은 수십 개의 서로 다른 인도주의 단체가 계속해서 이 지역 주민들에게 지원물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기관은 “지난 주 인도적 지원을 실은 1000대 이상의 트럭이 다양한 국경 검문소에서 구호품을 가자 지구 전역에 배포했다”고 CNN과 공유한 성명에서 밝혔다.
이 기관은 “케렘 샬롬과 다른 4개 국경 검문소를 통해 가자로 유입되는 지원의 양을 늘리기 위해 국제 사회와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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