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왕고래 예산 전액 삭감…1차공 시추부터 차질 빚나
예산 확보 관계없이 '시추는 추진'
자본잠식 석유公, 모든 비용 충당
이달 중 시추선 입항…시추 개시
[울산=뉴시스] 가스생산을 마치고 CCS 저장소로 전환을 준비 중인 석유공사 동해가스전.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야당이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예산을 전액 삭감한 내년도 예산안을 단독 처리하며, 대왕고래 광구 1차공 시추가 첫발을 떼기도 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1차공 시추 작업이 개시된 만큼, 예산 확보 여부와 관계없이 시추는 진행할 방침이다.
박성택 산업부 1차관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백브리핑을 열고 "시추선이 오는 10일 부산항에 도착할 예정이기에 사실상 시추 작업은 시작됐다"며 "끝까지 예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지만 만약 불발된다고 하면 어떤 형태로든 대안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1차공 시추의 경우 1000억원가량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절반은 정부 출자금, 나머지 절반은 한국석유공사 예산이 소요된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박정 국회 예결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 국회(정기회) 제13차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가결 후 산회를 선포하고 있다. 2024.11.29. [email protected]
정부 출자금으로 잡힌 예산은 전액 삭감된 상황이다.
지난달 29일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 감액을 반영한 내년도 예산을 강행 처리했다.
특히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을 위한 유전개발사업출자 예산이 505억원 중 497억원이 감액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예산 중 8억원을 제외한 금액이 대왕고래 1차공 시추에 들어갈 예정인 만큼, 동해 심해 가스전 시추 예산이 전액 삭감된 셈이다.
예산안이 야당의 단독 편성안으로 확정될 경우 석유공사가 모든 비용을 충당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산업·통상·에너지 분야 주요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24.11.13. [email protected]
이에 회사채 발행에 대한 가능성도 나온다. 박 차관은 "석유공사가 자체적으로 조달 방안을 마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여러 난관 있을 것"이라며 "사채 발행도 대안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다만 석유공사가 지난 2020년부터 자본잠식 상태인 점을 감안하면 회사채 발행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지난해 말 기준 석유공사 부채는 19조6000억원, 자본은 -1조3000억원이다.
정부 예산을 통한 재원 확보 없이 석유공사가 모든 비용을 감당하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산업부는 민주당의 감액 예산안이 처리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차관은 "모든 시추에 필요한 행정조치, 시추선 계약 등이 완료된 상황이라 준비한 대로 진행하는 게 맞고 에너지 자원 안보라든지 앞으로 국민들이 시추 결과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정쟁 소재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더불어민주당 규탄대회를 열고 감액 예산 상정과 검사·감사원장 탄핵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2.02. [email protected]
앞서 산업부는 7개의 유망구조 중 '대왕고래'로 알려진 8광구·6-1광구 북부지역에 대한 시추를 승인했다.
오는 10일 시추선이 부산항으로 입항하고, 기자재 선적과 연료 주입 등 사전 준비가 진행된다. 산업부는 시추 작업이 2개월가량 소요될 것으로 내다본다. 이를 통해 석유·가스 부존 여부가 밝혀진다.
탐사 시추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한 후 내년 상반기 국민들에게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2차공 시추부터는 해외 기업들의 투자 유치를 받을 방침이다. 이를 위해 조광제도 개편에도 나섰다.
산업부는 기업의 수익성을 감안한 조광료 부과 등의 내용을 담은 해저광물자원개발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한다. 현재 입법예고와 관계 부처 협의를 완료한 상태로, 연내 개정 작업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에 대한 탐사 시추 계획을 승인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에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고 유수 연구기관과 전문가들 검증도 거쳤다"고 밝혔다. 예상지역은 영일만 38~100㎞ 범위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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