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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전후 이상민…행안부는 "동선 파악 불가", 왜?

등록 2024.12.17 06:30:00수정 2024.12.17 06: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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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박성재 전 법무장관 등과 대통령 안가서 회동

행안부 "장관 전용 차량 운행일지는 따로 작성·관리 안해"

공무원들 일반 업무용 차량은 운행일지 남기도록 하지만

장차관 관용차는 별도 관리 규정 없어…일지 안써도 무방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된 지난 4일 오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를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 2024.12.0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된 지난 4일 오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를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 2024.12.04.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성소의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 전후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구체적인 동선을 공개하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행안부는 '관용차 운행 기록이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놓고 있다. 이유가 뭘까.

17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지난 1~4일 관용차 이용 내역을 제출하라'는 요구에 "공무용 차량 관리 규정과 관련 매뉴얼에 따라 전용 승용차량(관용차)의 운행 일지는 별도로 작성·관리하고 있지 않다"고 회신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4년 후배인 이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에 동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전날 이 전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관련 혐의에 대해 조사 중이다.

이 전 장관은 비상계엄이 선포·해제된 다음 날인 지난 4일에도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완규 법제처장, 김수현 민정 수석 등과 밤늦게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 간밤의 '비밀 회동'을 비롯해 계엄사태 전후 이 전 장관의 행적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정치권에서도 관련 자료 제출 요구가 잇따르고 있지만, 이 전 장관이 타던 관용차가 언제 어떤 목적으로 이용됐는지 등에 대해선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는 게 행안부의 설명이다.

행안부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는 장차관들이 타는 관용차(전용 차량)에 대한 별도의 관리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공무용 차량 관리 규정 제10조는 공무원들이 이용하는 일반업무 승용 차량을 정당한 사유 없이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행정기관 소속 직원들이 이용하는 공무용 차량은 반드시 운행 일지 등을 작성해야 한다.

하지만 장차관들이 타는 관용차(전용 차량)의 경우 이에 대한 명시적인 규정이 없어, 관용차 운행일지 작성 여부는 각 기관의 자율에 맡겨져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업무용 차량의 경우 이용자가 특정되지 않다 보니, 차량이 손상되거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를 따질 수 없기에 운행 일지를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며 "그러나 장차관들이 타는 차량은 이용자와 운전자도 정해져있어 이 규정을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안내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공무용 차량은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만큼 사고가 발생하거나 차량이 파손될 경우를 대비해 운행 일지를 작성하도록 하고 있으나, 장차관들이 이용하는 관용차는 사용자가 명확해서 일지를 관리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지난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에 따른 후속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관계자들이 모이고 있다. 긴급 회동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여당과 대통령실의 고위 당국자가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4.12.04.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지난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에 따른 후속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관계자들이 모이고 있다. 긴급 회동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여당과 대통령실의 고위 당국자가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4.12.04. [email protected]



관련 규정이 없음에도 일부 기관에서는 기관장의 관용차 이용 기록을 남기기도 한다. 예를 들어 방송통신위원회의 경우 방통위원장이 타는 관용차의 이용 날짜, 시간, 주행거리 등을 기록한 운행기록부를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행안부를 비롯한 대다수 행정기관에서는 장차관 또는 기관장이 타는 관용차의 운행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고 한다. 장차관들이 관용차를 공무 외 사적인 목적으로 이용했는지, 어떤 용도로 탔는지 등에 대해 파악할 길이 없는 셈이다.

관용차 운행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 전 장관을 비롯해 비상계엄 동조 의혹을 받는 핵심 인물들의 계엄사태 전후 행적 파악도 어려워졌다. 이는 검경 등 수사기관에서 추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일선 공무원들의 공무 차량 외에 장차관들의 관용차도 사적으로 이용할 수 없도록 운행일지 작성 등을 의무화하는 별도 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행안부 관계자는 "공무용 차량 관리 규정은 당초 공유재산인 공무용 차량을 안전하게 잘 관리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며 "장차관의 관용차 이용 등 복무에 관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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