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장애인 4명 중 1명, 주위에서 권유해 낙태했다
한국장애인개발원, 여성장애인 관련 연구
해마다 1000명 이상 여성 장애인이 출산
"여성장애인 위한 정책적 지원 마련돼야"
[그래픽=뉴시스]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연간 1000명 이상의 장애인이 출산을 하지만 4명 중 1명은 주위 권유 등에 의해 유산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장애인개발원 '여성장애인의 생애주기별 맞춤형 건강관리방안 연구'에 따르면 2022년 전체 여성은 2580만2087명, 장애 여성은 111만6194명이며 가임기 여성은 전체 1148만5503명, 이 중 장애인은 15만3455명이다.
출산을 한 장애여성은 2019년 1324명, 2020년 1206명, 2021년 1109명, 2022년 1068명 등 해마다 1000명 이상이다. 2022년 기준으로 출산을 한 장애 여성 중 심한장애인은 488명, 심하지 않은 장애인은 580명이다.
1068명의 출산 장애여성의 장애 유형을 보면 지체장애인이 365명으로 가장 많았고 발달장애인 264명, 시각장애인 161명, 청각장애인 130명, 뇌병변장애인 54명, 기타 94명 순이다.
유·사산 현황을 보면 비장애인은 8만8883명, 장애인은 644명이다. 장애인 중에선 심한 장애인 320명, 심하지 않은 장애인 324명으로 비슷했다.
여성 장애인 중 임신 경험이 있는 비율은 82.8%였고 이 중 34.9%는 심한 장애인이다. 임신 경험이 있는 여성 장애인을 장애 유형별로 보면 지체장애인이 42.1%로 가장 많았고 시각장애인 15.8%, 청각장애인 10.8% 등이다.
마지막 임신을 통해 출산 경험이 있는 8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1.3%는 출산을 했지만 8.7%는 출산을 하지 않았다. 출산을 경험한 장애 여성 중 58%는 심하지 않은 장애였고 42%는 심한 장애였다.
출산을 하지 않은 이유로는 31%가 자연 유산이었으나 25.8%는 인공 유산이었다. 특히 인공 유산의 경우 본인 의사로 했다는 응답은 없었다. 나머지 30.2%는 현재 임신 중이었고 13%는 기타였다.
유산 경험이 있는 여성 장애인 88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에서는 43.7%가 가족들의 출산 반대로 유산을 했다고 답했다. 19.4%는 자녀를 원치 않아서, 18.9%는 자녀 양육을 잘 할 수 있을지 두려워서, 14.9%는 출산 과정에 대한 두려움, 3.1%는 주위 시선 등을 꼽았다.
한편 장애인의 경우 상급종합병원에서 출산한 비율이 18.5%로 비장애인 9.5%의 약 2배에 육박했다. 아울러 비만 비율은 여성 장애인이 34.4%로 비장애인 22.6%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만성질환 유병률의 경우 여성 비장애인은 32.3%이지만 여성 장애인은 76.6%에 달했다.
연구진은 "여성 장애인의 건강 상태나 건강 향상을 위한 건강관리가 비장애인에 비해 취약하다"며 "여성 장애인의 건강 향상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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