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 이익 내에서 美와 관계 정상화 준비 돼"(종합)
"오레시니크 생산·발사 직접 지시…역사적 사건"
"카잔 드론 공격 후회하게 만들 것…더 큰 파괴"
[모스크바=AP/뉴시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9일(현지시각) 수도 모스크바에서 연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2.23.
[서울=뉴시스]신정원 박광온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각) 러시아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미국과 관계를 정상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국영방송 'VGTRK'의 파벨 자루빈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의지가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 의지를 결코 포기한 적이 없다"며 이 같이 답했다고 타스통신 등이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상황이 변해서 다른 나라와 관계를 구축할 기회와 가능성이 생긴다면 우리는 준비가 돼 있다"며 "그것은 우리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만 국제관계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오직 이익뿐이라면서 "러시아와 우리 국민의 이익을 희생해선 안된다.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다면 우리는 러시아의 이익에 기반해서만 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9일 장장 4시간 동안 진행된 연말 기자회견을 통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과의 대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당연히 나는 (트럼프 당선인과의 대화에) 언제든 준비돼 있다"라며 "그가 원하면 대면 회담도 준비됐다"라고 말했다.
[드니프로=AP/뉴시스] 지난달 21일(현지시각) 러시아의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오레시니크'(Oreshnik)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드니프로에서 건물이 불에 타고 있다. 2024.12.23..
이와 함께 푸틴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 타격 제한을 해제하는 등 전황이 격화되고 있다면서도 3차 세계 대전으로 확전시킬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푸틴 대통령은 '이미 3차 세계 대전이 진행 중인지' 묻는 질문에 "아시다시피 누구도 겁줄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의 적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고 있다"며 "그들이 원하는 것이라면 그냥 내버려 두라. 그러면 그들은 더 악화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항상 어떤 도전에도 대응할 것"이라며 "현재의 적과 잠재적 파트너들이 마침내 이 말을 들으면 타협을 모색해야 한다는 깨달음이 올 것 같다. 우리는 우리의 이익을 해치지는 않는 선에서 타협을 모색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지난달 우크라이나에 첫 시험 발사한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오레시니크' 개발을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오레시니크 생산과 시험발사에 대해 국방부 내에서 이견이 있었지만 자신이 최종 결정을 하고 직접 지시를 내렸다면서 "오레시니크는 올해만의 사건이 아니다. 우주 로켓 산업에서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최전선에서 약 1000㎞ 떨어진 타타르스탄 공화국 카잔에 드론 공격을 가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21일(현지시각) 밝혔다. 사진은 드론 공격받은 카잔 건물. (사진 출처: 타스) 2024.12.21.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 수도 카잔을 드론으로 공격한 우크라이나에 보복 대응을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마가단·체복사리·스타브로폴 국제공항 개항식 및 289번·A290 고속도로 일부 구간 개통식 화상 연설에서 "누구든 어떻게든 우리나라에서 무언가를 파괴하려 한다면, 그는 자신의 나라에서 몇 배나 더 큰 파괴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우리나라에서 그런 시도를 한 것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누군가 우리에게 입히려고 시도한 피해를 복구할 뿐만 아니라 지금처럼 더 빠른 속도로 전진할 것이고, 도로망과 도시 및 주택 건설을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전날 오전 다양한 방향에서 세 차례에 걸쳐 드론 8대를 카잔에 보내 주거용 건물 등을 공격했다. 드론 1대는 방산 기업을 노렸지만 목표물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타스는 전했다. 또 3대는 방공망에 파괴됐고 다른 3대는 전자전에 진압됐다.
카잔은 전장 최전선에서 약 1000㎞,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약 800㎞ 떨어진 곳이다. AP통신은 이번 공격과 관련해 "우크라이나가 드론 공격으로 전쟁을 러시아 심장부로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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