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 동물, 추위에 힘겨운 겨울나기' 대구 달성공원 가보니…
[대구=뉴시스] 이상제 기자 = 추위가 이어지고 있는 27일 대구 중구 달성공원 동물원에서 동물들이 햇볕을 쬐며 쉬고 있다. 2024.12.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시스] 이상제 기자 = 최근 기온이 떨어지며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대구 중구 달성공원 동물원 동물들의 겨울나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7일 대구 달성공원에 따르면 총 72종의 동물이 있는 이곳은 지난 16일부터 내년 3월까지를 '혹한기 동물관리 기간'으로 정하고 동물 우리를 정비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아침 기온이 영하 4도까지 떨어져 추위를 보인 이날 오전 달성공원 동물원 침팬지사.
기온이 뚝 떨어지며 추운 날씨가 이어진 탓인지 침팬지는 따스한 햇볕 아래 앉아 한 손에 사과를 들고 먹으며 지나다니는 행인들을 유심히 살폈다.
아버지와 함께 침팬지사 앞을 지나던 한 아이는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라고 노래를 부르며 "너 뭐 하고 있니? 여기 좀 봐봐" 등을 외치며 관심을 끌었다.
계절에 따른 기후 변화가 심한 일본 고위도 지방 출신인 일본원숭이 수십 마리가 나무 위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일본원숭이는 추운 겨울이 되면 몸에 나 있는 털이 한층 더 두터워지지만 이날 좀처럼 옴짝달싹하지 않았다.
열대 동물인 아시아코끼리와 뱅갈호랑이는 며칠째 계속된 추위에 '쥐 죽은 듯'했다. 여우와 코요테 등 늑대사에 있는 동물들도 햇볕을 쬐며 가만히 누워 잠만 자고 있었다.
불곰은 모래와 낙엽을 긁어모은 곳 위에 웅크린 채 누워 동면하듯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대구=뉴시스] 이상제 기자 = 추위가 이어지고 있는 27일 대구 중구 달성공원 동물원에서 동물들이 햇볕을 쬐며 쉬고 있다. 2024.12.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동물원 측은 이들 동물의 내실에 보일러를 가동해 실내 온도를 15~16도 유지해 주고 있다.
우리를 정리하고 있던 한 사육 담당관은 "겨울에는 사료에 종합비타민을 섞어 넣어 동물들의 지친 체력을 보충해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겨울을 맞아 달성공원은 동물 건강과 위생, 동물사 시설물 안전, 방사장 및 관람시설 등에 중점을 두고 관리하고 있다. 추운 날씨 속에 입맛을 잃기 쉬운 호랑이와 사자, 늑대 등 맹수류는 매주 특별 사료를 공급받는다.
추위에 취약한 동물들을 위해 동물사별 적정온도 유지, 영양제 공급, 추위로 인한 스트레스성 이상 행동 유무 관찰 등 사육 관리를 강화한다. 온도 유지를 위해 보일러, 라디에이터, 온풍기 등 난방시설을 사용하며 맹금사(독수리, 흰꼬리수리 등)에는 보온용 깔판과 방풍막을 설치했다.
한편, 달성공원 동물원에는 총 72종 641마리의 동물(포유류 21종 89마리, 조류 50종 252마리, 어류 1종 300마리)이 지내고 있다.
달성공원 관계자는 "겨울철에는 동물들이 사료 섭취율이 떨어져 건강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며 "동물 가족들이 건강하게 겨울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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