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가 총공세하는 야당…의원 각자에 맡기고 신중한 여당
여야, 윤 탄핵선고 앞두고 헌재 압박 양상 달라
여, 당 차원 단체행동 신중…개별 의원에 맡겨
야, 거리 집회·단식·농성·거리행진 등 총공세
[서울=뉴시스] 이재우 김지은 기자 =
여야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를 앞두고 다소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 차원의 장외집회 등 헌법재판소를 압박하는 단체행동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신 개별 의원들의 장외 집회 참여를 허용하면서 제도권과 광장, 민생과 투쟁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거리 집회, 단식, 농성, 거리행진 등 총력전에 돌입했다.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 여파가 자칫 탄핵심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며 헌재의 조속한 윤 대통령 파면 선고를 촉구하는 여론전에 당력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나경원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민원실을 찾아 탄원서를 제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공동취재) 2025.03.12. km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3/12/NISI20250312_0020728937_web.jpg?rnd=20250312112913)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나경원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민원실을 찾아 탄원서를 제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공동취재) 2025.03.12. kmn@newsis.com
국민의힘은 12일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모두 공개 일정 초점을 안보와 민생에 맞췄다. 윤 대통령 석방 이후 '거대 야당' 민주당의 장외 정치에 맞서 민생 차별화에 돌입한 모양새다.
권 위원장과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수도방위사령부를 찾아 한반도 방어를 위한 정례 한미 연합 훈련인 '2025 자유의 방패(FS)'를 점검한다. 군은 지난 6일 발생한 전투기 오폭 사고에 따라 FS 연습과 연계한 각 부대의 야외기동훈련 중 실사격훈련을 하지 않기로 한 바 있다.
권 원내대표는 같은날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청년 정책 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국민의힘은 청년 편에 서겠다. 기성세대 중심 노동시장, 불공정한 연금제도, 창의와 도전 가로막는 규제 혁파를 통해서 구시대의 껍질들을 깨뜨리고 날개를 활짝 펼 수 있도록 힘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간담회 직후 "야당이 일해야 될 곳은 국회"라며 "국회에서 민생문제를 논하고 대한민국 미래를 논하고 그리고 취약계층들에 어떤 지원을 해줄 것인지를 논의해야 하는데 오로지 조기대선을 통한 이재명 세력의 권력 획득을 위해 장외 정치투쟁에 집중한다는 건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개별적으로 헌재에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각하 또는 기각을 요구하는 행동을 가속화하고 있다.
나경은 의원을 비롯한 여당 의원 82명은 이날 헌재에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각하해줄 것을 요구하는 공개 탄원서를 발표했다. 나 의원 등 여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헌법재판소를 찾아 2차 공개 탄원서를 직접 제출할 계획이다.
윤상현·박대출·장동혁·박성민·김선교·이헌승·강승규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이 전날 시작한 윤 대통령 탄핵 각하 촉구 헌재 앞 릴레이 1인 시위는 참가 의사를 밝힌 의원들이 60명을 넘어서면서 릴레이 5인 시위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권 원내대표는 '릴레이 시위에 당 절반 이상이 참가한다'는 질문에 "개개인 의원들은 헌법기관이고 본인의 정치적 소신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라 지도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생각은 없다"며 "하루에 다섯명씩 참여하는 것이라 인원이 많을지 모르지만 하루 기준으로 보면 많은 인원은 아니다"고 했다.
한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장외 집회에 대해 "민주당이 총공세를 하고 있는데 우리까지 나가서 대립하게 되면 '너희도 민주당이랑 똑같은 놈'이라는 인식이 생겨 버린다"고 설명했다.
조정훈 전략기획특별위원장은 이날 MBN 유튜브 '나는 정치인이다'에 출연해 투트랙 전략에 대해 "당 로고를 다는 순간 광장의 집회 순수성이 훼손된다"며 "'내가 국민의힘이 좋아서 나가는 것도 아니다'라는 분이 있다. 이분들의 순수성을 지켜드리고 싸움은 원내에서 한다는 구도"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박찬대(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민석 최고위원, 이재명 대표, 박 원내대표. 2025.03.12. xconfind@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3/12/NISI20250312_0020728569_web.jpg?rnd=20250312095928)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박찬대(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민석 최고위원, 이재명 대표, 박 원내대표. 2025.03.12. xconfind@newsis.com
반면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전방위 장외 투쟁을 시작했다.
지난 7일 윤 대통령 탄핵 촉구 농성을 시작한 민주당은 행동거점을 국회 로텐더홀에서 광화문 광장으로 옮겼다. 사실상 오전 지도부 회의를 제외하고는 거리 정치에 나선 모양새다. 11일 광화문에 천막을 설치한 데 이어 12일부터는 소속 의원 전원이 여의도 국회에서 광화문까지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도보 행진을 진행한다.
이후 오후 7시께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윤 대통령 파면 촉구 집회를 열고, 오후 9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의원들의 릴레이 발언을 이어갈 계획이다.
일부 의원들은 단식·삭발 투쟁에 나섰다. '윤석열 탄핵 국회의원 연대' 소속 김준혁·박수현·민형배 민주당 의원 등은 전날 광화문 인근 천막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같은 날 민주당 박홍배·김문수·전진숙 의원은 국회에서 삭발식을 했다.
당이 거리투쟁 체제로 전환하면서 이재명 대표도 장외활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광화문에서 열린 야5당 공동집회에 참석했다. 이날엔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 박용진 전 의원, 이광재 전 국회사무총장,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과 '국난극복을 위한 시국간담회'를 연다.
민주당이 거리 투쟁에 나선 것은 헌재를 향해 조속한 파면 선고를 압박하기 위한 여론전 성격이 짙다. 윤 대통령 석방 이후 '여론전'에서 밀리면 안 된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 구속 취소가 헌재 결정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면서도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 여파가 헌재 탄핵심판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서울중앙지법이 윤 대통령 구속 취소를 결정하면서 공수처 수사권의 적절성에 의문을 제기한 점이 탄핵 심판에서도 수사기관 조서의 증거 능력에 대한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이재명 대표가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항소심 선고를 앞둔 점도 '장외 투쟁' 배경으로 거론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작년 11월 1심에서 피선거권 박탈형인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지면 이 대표 선고가 먼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당내 일각에선 다수당인 민주당이 장외에서 투쟁하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강경 투쟁 일변도로 대응하기보다 탄핵심판 결과를 차분히 기다리며 국정 안정과 민생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수도권 의원은 "윤 석방으로 강성 지지자들의 분노가 들끓자 거리 투쟁에 뛰어든 것인데 헌재를 압박하는 모습은 조급증으로 비칠 수도 있다"며 "양극단 지지층에 올라타 정치권이 오히려 국민 분열을 부추기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ironn108@newsis.com, kje13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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