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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본 '이태원 참사' 첫 구속영장…경찰 내부부터 조준

등록 2022.12.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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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 정보부장·용산서장 등 4명 구속영장

일관되게 혐의 부인…증거인멸 우려 있다 판단

증거인멸교사·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등 적용

구청·소방 등 피의자도 구속영장 신청할 듯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시 현장 총괄책임자인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두 눈을 감고 있다. 2022.11.16.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시 현장 총괄책임자인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두 눈을 감고 있다. 2022.11.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위용성 전재훈 기자 =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경찰 관계자 4명의 신병확보에 나섰다.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물어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은 참사 발생(10월29일)으로부터 33일, 특수본 출범(11월1일)으로부터 꼭 한 달 만이다.

그간 구체적인 사고 원인과 함께 경찰·소방·구청 등의 참사 전후 조치를 수사해온 특수본은 우선 경찰 내 피의자들의 신병을 우선 확보한 뒤, 최성범 용산소방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 다른 이들에 대해서도 신병검토에 나설 방침이다.

2일 경찰에 따르면 특수본은 지난 1일 오전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김모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 송모 전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장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이를 검찰이 청구했다. 서울서부지법은 오는 5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이들의 구속여부를 결정한다.

법원이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할 경우, 이태원 참사 관련 사안에서는 첫 구속 피의자가 나온다.

특수본은 이 전 서장이 핼러윈 기간 경력을 투입해야 한다는 안전 대책 보고에도 사전 조치를 하지 않았고, 참사 당일에는 현장에 늦게 도착하는 등 지휘를 소홀히 해 인명피해를 키웠다며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다만 최초 입건 당시 함께 적용했던 직무유기 혐의는 일단 영장에는 넣지 않고 계속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송 전 실장에게는 참사 당시 현장 책임자로서 지휘 및 보고를 소홀히 하고, 112 신고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가 적용됐다.

박 전 부장과 김 전 과장은 핼러윈 축제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가 생산한 인파 급증 예상 보고서를 참사 후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특수본은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특수본은 이 전 서장 등을 포함해 박희영 용산구청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류미진 당시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총경) 등을 지난 7일 1차 피의자로 입건한 바 있다.

특수본이 주요 피의자 중에서도 경찰 관계자 네 사람에 대해 우선 신병확보에 나선 것은, 이들이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하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전 서장의 경우 국회에서 참사 당일 보고를 사고 발생 1시간 가까이 지난 오후 11시께에야 받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사고 발생 20여분 만인 10시35분께 "이태원 직원 동원사항 가용경력, 형사1팀부터 해서 여타 교통경찰관까지 다 보내라"고 지시하는 등 훨씬 이전에 상황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바 있다.

박 전 부장과 김 전 과장은 정보보고서 삭제 지시에 대해 '규정에 따른 것'이었다며 마찬가지로 혐의를 부인해왔다. 특수본은 박 전 부장이 앞서 단체 대화방을 통해 '감찰과 압수수색에 대비해' 문서를 규정대로 폐기하라고 지시한 정황을 확보하기도 했다.

다만 특수본은 이들의 사후 보고서 삭제와 대규모 인명피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긴 어렵다고 보고 당초 적용했던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일부 혐의를 제외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향후 특수본은 최 소방서장과 박 구청장에 대해서도 수사를 계속한 뒤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미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있는 류 총경에 대해선 당장 신병확보에 나서지 않고 수사를 이어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최 소방서장은 사고 당일 대응 2단계를 늦게 발령하는 등 구조 활동을 제대로 지휘하지 않았다는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로 입건된 상태다. 특히 특수본은 최 소방서장이 사고 발생 후 오후 10시30분부터 11시8분까지 38분 가량 무전에 등장하지 않는 등 적절한 구조 활동 지휘를 하지 않았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 구청장은 핼러윈 기간 안전사고 예방대책 마련을 소홀히 하고 참사에 부적절하게 대처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으로 입건돼 지난달 29일까지 세 차례 소환조사를 받은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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