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마우나 로아 화산은 분출 예측이 불가능

등록 2022.12.05 12:49:5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베수비오스 화산 등 급경사 화산과 달리

지각판 충돌 경계 지점 아닌 복판에 자리

마그마 분출 가능성 예측 매우 어려워

[하와이=AP/뉴시스] 28일(현지시간) 하와이 마우나 로아 화산 분화구에서 용암이 흘러 나오고 있다. 2022.11.29.

[하와이=AP/뉴시스] 28일(현지시간) 하와이 마우나 로아 화산 분화구에서 용암이 흘러 나오고 있다. 2022.11.29.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세계 최대 화산인 하와이 마우나 로아 화산이 38년 만에 분출하면서 화산을 연구해온 과학자들이 새로운 사실 발견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우나 로아 화산 분출은 몇 년 동안의 징후를 보인 끝에 시작됐다. 그러나 징후가 지진계, 분광계, 경사계, GPS 등 각종 첨단 장비에 충분히 잡히지 않아 주민 대피 명령이 분출 1시간 전에야 이뤄졌다. 미국이 온갖 첨단 장비를 가장 많이 배치한 곳인데도 말이다. 이처럼 화산 분출은 예측이 매우 어렵다.

아직 화산 분출이 주민들에 직접적 피해를 입힐 위험은 없다. 덕분에 과학자들은 마우나 로아의 수많은 비밀을 풀기 위해 적극적으로 달려들고 있다. 앞으로 탐구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남아 있는 지 모르기 때문이다.

지각 경계에 자리한 화산들 대부분은 지각 충돌의 압력으로 분출한다. 그러나 하와이 섬은 지각 경계에서 3200km 이상 떨어져 있어 수백 년 동안 지질학자들이 풀지 못한 숙제였다.

1963년 존 투조 윌슨이라는 지구물리학자가 하와이는 마그마 위로 여러 겹의 화산석이 덮여 있는 형태여서 지구 맨틀이 지각을 뚫고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열점(hot spot)” 이론이다. 하와이와 아이슬란드가 이 이론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2000년대 들어 대양 해저에 지상파 에너지를 측정하는 지진계를 설치해 하와이 아래에서 치솟는 마그마 열점의 움직임을 파악했다. 마그마 흐름의 움직임의 속도와 방향을 정확히 측정해 낸 것이다. 그 결과 열점 이론이 보다 근거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마우나 로아 화산 아래에 열점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60만 년 전부터다. 그러나 지각에 가까워질수록 언제 어떻게 분출할 지를 예측하기가 어려워진다. 해저 지상파 측정을 주도한 샌디에고대 지구물리학자 존 오커트 교수는 “깊은 곳의 마그마 이동은 매우 완만해 마그마가 지각 표면에 가까워져도 분출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마우나 로아 화산은 세인트 헬레나 화산이나 베수비오스 화산처럼 경사가 급한 성층화산(成層火山)과는 다르다. 덕분에 마우나 로아 화산 폭발은 격렬하지 않은 반면 오래 지속된다. 마우나 로아 화산이 차지하는 면적은 약 5200 평방km에 달한다. 마그마의 이동 역시 측정하기가 힘들어 분출을 예측하기가 힘들다.

그러나 화산활동이 활발해지면 예측이 쉬워진다. 마그마의 상승 압력이 자주 높아지면서 바위에 금이 가고 화산 표면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지진계로 포착하는 이런 변화와 가스 분출량 변화, 중력 변화 등을 종합해 분출여부를 파악하게 된다.

마우나 로아 화산이 마지막으로 분출한 것은 1984년이었으며 이후 몇 년 동안 같은 마그마층 위에 있는 인근의 킬라우에아 화산 등 작은 화산들이 계속 분출하는 동안에도 잠잠했다.

화산 아래 지층의 움직임이 2013년부터 잦아지면서 지층 깊숙한 곳에 발생하는 낮은 강도의 지진도 측정됐다. 이들 지진은 대부분 마그마가 솟아오르면서 바위가 균열되면서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바위가 균열되는 양상은 아직 분명히 밝혀져 있지 않다.

마우나 로아 화산 표면은 크게 북동쪽 사면과 남서쪽 사면으로 나뉜다. 분출한 마그마가 흘러내린 북동쪽 사면에는 사람이 산 적이 없는 지역이며 남서쪽 사면은 코나 해변을 따라 주거지가 다수 형성돼 있다. 그러나 이번에 용암이 어느 쪽으로 흐를 지는 장담할 수 없다. 지금은 흘러내리는 것이 멈췄지만 하와이섬 주요 고속도로인 새들로드를 통과할 위험이 남아 있다.

다음에 언제 분출할 지도 전혀 예측이 불가능하다. 38년만에 다시 분출한 것은 화산으로선 매우 짧은 간격으로 분출한 것이다. 수천 년이나 수맥만 년에 한번 씩 분출하거나 아예 사화산이 돼 버리는 경우도 많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