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 전 은행가 아내, 부정축재재산 펑펑 쓰다 326억원 압류 위기
英, '의혹재산 출처 공개 명령' 따른 첫 압수 임박
[런던=AP/뉴시스]부패 혐의로 아제르바이잔에 수감돼 있는 자한기르 하지예바의 부인 자미르 하지예바가 지난 2019년 6월24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행정법원에 도착하고 있다. 영국 대법원이 21일 재산 형성 과정을 성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로 2200만 파운드(약 326억4400만원) 상당의 부동산을 압류하려는 영국 당국의 조치를 막아달라는 전 아제르바이잔 은행가의 부인 자미라 하지예바의 청원을 기각했다고 BBC 등 외신들이 전했다. 2020.12.22
부패 혐의로 16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아제르바이잔에 수감 중인 자한기르 하지예바의 부인인 그녀는 특별한 소득이 없는데도 2006년부터 2016년까지 10여년에 걸쳐 해로드 백화점에서 1600만 파운드(약 237억5000만원) 어치 쇼핑을 하는 등 돈을 물쓰듯 하고, 부유층이 몰려 사는 런던 외곽 고급 주택가의 호화 저택과 골프 클럽을 합쳐 2200만 파운드 상당의 부동산을 소유, 2018년 영국 국가범죄수사국(NCA)의 조사 대상이 됐다.
대법원이 하지예바의 청원을 기각함에 따라 그녀의 재산이 압류되면 영국이 지난 2017년 도입한 '의혹 재산 출처 공개 명령'(UWO, Unexplained Wealth Order)이 적용돼 재산이 압류되는 첫 사례가 된다. UWO는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소명을 하지 못하면 범죄 사실을 증명하지 않더라도 재산을 압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자미라 하지예바는 남편 자한기르가 아제르바이잔 국제은행의 총재로 받는 연봉이 7만 달러(약 7760만원)에 불과했는데도 런던과 유럽 각지에서 호화 쇼핑을 일삼고 거액의 부동산을 소유했다가 재산을 어떻게 모았는지 소명하지 못하면 결국 모든 재산을 압류당할 위기에 처하게 됐다.
그녀는 어떤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항변했지만 압류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자한기르가 부패 혐의로 아제르바이잔에 수감될 때 영국은 그녀가 아제르바이잔으로 송환되면 공정한 재판을 받기 어렵다는 이유로 송환을 막았었다.
그레이엄 비거 NCA 국장은 하지예바의 부정 축재 재산을 압류하게 되면 의문의 부정한 재산들을 국가가 환수하는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은 지금까지 몇차례 UWO를 이용해 부정축재 재산을 환수했지만 모두 강제 압류가 아니라 피의자들과의 합의를 통해 재산을 환수했었다. NCA는 올해 초에도 카자흐스탄 집권층인 또다른 가족의 재산에 대해서도 UWO를 적용해 재산 압류를 시도했었지만 법원에서 패소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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