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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부터 일회용 컵 금지…"취지는 알지만 코로나 시국인데..."

등록 2022.03.27 06:00:00수정 2022.03.27 06: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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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적으로 허용한 지 2년만 다시 규제

자영업자 "정부, 현장 불편과 갈등 몰라"

"일회용 컵 사용 손님 늘어, 설득 필요"

소비자 "현 시점 필요한 정책인지 의문"

"이미 식당서 다회용품 사용, 문제 없어"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코로나19로 지난 2년간 풀렸던 일회용 컵 등 일회용품 사용이 오는 4월 1일부터 제한될 예정이다. 지난 21일 오전 서울시내 한 커피전문점에 일회용 컵이 쌓여 있다. 2022.03.21.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코로나19로 지난 2년간 풀렸던 일회용 컵 등 일회용품 사용이 오는 4월 1일부터 제한될 예정이다. 지난 21일 오전 서울시내 한 커피전문점에 일회용 컵이 쌓여 있다. 2022.03.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 다음달 1일부터 식당과 카페 내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이 전면 금지되는 가운데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환경보호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일회용 컵을 요구하는 손님이 늘어 갈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위생문제에 민감한 현시점에서 굳이 일회용 컵을 금지할 필요가 있냐고 지적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26일 환경부에 따르면 다음달 1일부터 전국 카페와 음식점 안에서 일회용품 사용이 금지된다. 2020년 2월부터 코로나 유행에 따라 한시적으로 허용한 지 2년만이다.

이번 조처는 그간 코로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허용했던 카페 등 식품접객업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을 다시 금지하고 일회용품 사용량을 줄여 환경보호에 나서겠다는 취지에서 시행된다.

그러나 자영업자들은 방역 문제 등으로 손님과의 갈등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을 선호하는 고객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소규모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38)씨는 "왜 하필 지금 이 정책을 시행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며 "생활폐기물 줄이자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현장에서 겪고 있는 불편과 갈등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때문에 일회용 컵만 쓰는 손님들이 있는데 점주가 일일이 설득해야 할 것 같다"고 불만을 전했다.

강남구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40대 김모씨는 "매장 내에서 잠깐 앉아있는 손님한테도 다회용 컵으로 제공하고 나갈 때는 일회용 컵으로 갈아줘야 하는데 손이 정말 많이 간다"며 "매장뿐 아니라 손님 입장에서도 상당히 번거롭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소비자들도 코로나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일회용 컵 제한은 불안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32)씨는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데 일회용 컵 규제를 뒤로 미룰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꼭 지금 규제를 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대 의견도 있다. 이미 많은 식당에서 다회용품을 쓰고 있어 크게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경기 수원에 거주하는 정모(34)씨는 "식당에 가면 남들이 쓰던 수저와 컵을 쓰지 않냐"며 "일회용 컵을 통해서 코로나에 감염된다는 말은 모순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오는 6월10일부터는 '일회용 컵 보증제'가 실시된다. 일회용 컵에 음료를 주문할 경우, 보증금 300원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11월24일부터는 일회용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 젓는 막대 사용도 불가능하다. 규제를 어기면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과태료 부담도 지나치다는 목소리도 있다. 마포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씨는 "제대로 홍보가 안 된 것 같다. 주변 카페 사장들을 보면 정부 정책을 잘 모르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며 "카페 점주한테만 과태료를 떠넘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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