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폐지수집 노인 첫 실태조사…4만명, 평균 76세, 月수입 16만원

등록 2023.12.28 15:00:00수정 2023.12.28 15:33:2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전국 약 4.2만명 추계…54.8% "생계 때문에"

소득 전체 노인 57%…대부분 기초연금 수급

남성이 57.7%…학력 중졸 이하 85% 대부분

월 15만9000원 벌어…최저임금 13% 불과

80% 이상 "단가 하락 힘들어도 계속 할 것"

[서울=뉴시스] 전국 대부분 지역에 장맛비가 내린 지난 6월26일 서울 성북구의 한 도로에서 폐지 줍는 노인이 폐지를 리어카에 싣고 가던 중 길가에 앉아 쉬는 모습. (사진=뉴시스 DB) 2023.12.2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전국 대부분 지역에 장맛비가 내린 지난 6월26일 서울 성북구의 한 도로에서 폐지 줍는 노인이 폐지를 리어카에 싣고 가던 중 길가에 앉아 쉬는 모습. (사진=뉴시스 DB) 2023.12.28.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전국의 폐지수집 노인이 4만2000명에 달한다는 정부의 첫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폐지수집 노인의 평균 연령은 76세로 월 16만원을 벌어 소득수준이 다른 노인들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폐지 수집 노인을 적극 발굴해 필요한 복지를 연계하기로 했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28일 오후 3시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첫 폐지수집 노인 실태조사 결과 및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독거노인 36.4%…절반 이상 "생계비 벌러 나왔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지난 6월부터 폐지 수집 노인 1035명을 직접 만나 일대일 조사를 실시한 결과 폐지수집 노인의 평균 연령은 76세로 남성이 57.7%로 더 많았다. 75세 이상이 57.8%, 80세 이상도 30.4%를 차지했다. 독거 가구가 36.4%를 차지하며 학력은 중졸 이하가 85.1%였다.

이들이 폐지수집을 하는 목적은 '생계비 마련'이 54.8%로 가장 많았으며 '용돈을 벌기 위해'가 29.3%, '건강 관리' 이유는 9.1%로 나타났다.

폐지수집 노인들은 일주일 평균 6일 하루 5.4시간 폐지수집을 통해 월 15만9000원을 벌었다. 하루 평균 수입은 6225원, 시간당 수입은 1226원으로 최저임금의 13%에 불과했다.

연금이나 기초생활급여 등을 포함한 월 평균 개인소득은 74만2000원으로 전체 노인(129만8000원)의 57%에 그쳤다.

93.2%는 소득 하위 노인 70%에 지급되는 기초연금 수급자였으며 국민연금 등 다른 공적연금을 받는 사람이 24.9%였다. 12.7%는 기초생활보장 급여를 받았다. 주요 소득원은 약 절반인 49.9%에 기초연금이었으며 폐지수집 활동으로 얻는 소득은 15% 정도였다.

이들은 85.9%가 경제활동 경험이 있었으며 평균 기간은 23.7년이었다. 경제활동을 중단한 이유로는 39%가 '건강 악화'라고 답했으며 26.1%는 '해고·명예퇴직 등', 13.6%는 '근로 환경 불만족'을 꼽았다.
[세종=뉴시스]보건복지부가 28일 공개한 폐지수집 노인 첫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폐지수집 노인들은 일주일 평균 6일 하루 5.4시간 폐지수집을 통해 월 15만9000원을 벌었다. 월 평균 개인소득은 74만2000원으로 전체 노인(129만8000원)의 57%에 그쳤다. (자료=복지부 제공) 2023.12.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보건복지부가 28일 공개한 폐지수집 노인 첫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폐지수집 노인들은 일주일 평균 6일 하루 5.4시간 폐지수집을 통해 월 15만9000원을 벌었다. 월 평균 개인소득은 74만2000원으로 전체 노인(129만8000원)의 57%에 그쳤다. (자료=복지부 제공) 2023.12.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폐지 단가 떨어져 힘들어도 계속 할 것" 88% 달해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47.3%가 참여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9%는 현재 참여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머지는 폐지수집이 익숙하고 현금 수입과 혼자 일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응답자 88.8%는 향후 폐지수집 활동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5%는 건강상 문제가 있거나 폐지 납품 가격 하락이 이어지는 경우 다른 일자리가 있다면 폐지수집을 중단할 의향이 있었다. 폐지 단가는 2010년 161원까지 올랐으나 꾸준히 하락해 올해는 74원까지 떨어졌다.

폐지 수집 노인 22%는 활동 중 부상을 당한 경험이 있었으며 6.3%는 교통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도 폐지를 수집한다는 답변도 27.4%를 차지했다. 우울 증상이 있는 경우는 39.4%로 전체 노인(13.5%)에 비해 약 3배에 달했다.

가장 큰 애로사항은 '폐지 납품 단가 하락'이 81.6%로 가장 높았다. '폐지수집 경쟁 심화'는 51%, '날씨'는 23%로 그 뒤를 이었다.

응답자 85.3%는 경제적 지원이 가장 필요하다고 밝혔다. 36.9%는 식료품, 26.9%는 생활용품, 18.6%는 일자리, 12.6%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선정을 희망한다고 답했다.

폐지수집 노인 전수조사…노인일자리 사업 연계


복지부는 내년 1월부터 지자체를 통해 폐지수집 노인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관리체계를 구축해 지원하기로 했다.

폐지수집 노인 지원 표준 조례(안)을 마련해 지자체에 안내하고 지자체가 조례 제·개정을 통해 폐지수집 노인을 지원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폐지수집 노인은 노인일자리 사업과 연계해 더 높은 소득과 안전을 보장할 방침이다. 일대일 조사로 행정복지센터 및 노인일자리 수행기관에 연계해 노인일자리 사업을 설명하고 참여 신청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75세 이상은 공익활동형 일자리 참여를 유도해 최대 29만원의 수당과 상해보험 가입을 지원한다. 근로 능력이 높거나 높은 소득 활동 욕구가 있는 노인은 사회서비스형으로 월 76만원의 소득 활동과 산재보험 가입을 지원한다.

폐지수집 활동을 이어가려는 노인에게는 유사한 '자원 재활용 시장형 사업단'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 약 2500명의 고령층이 이미 참여하면서 월 평균 38만 원의 수입을 얻는 만큼 기존 폐지수집 노인들이 더 많은 소득을 얻을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아울러 안전한 활동을 위해 사업비 내에서 방한용품, 야광 장치 등 안전용품을 지원하고, 상해보험 가입을 통해 안전 보장을 강화할 계획이다. 기초생활보장제도와 기초연금 등 폐지수집 노인이 신청하지 않았거나 누락된 제도도 추가로 지원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폐지수집 활동을 하는 노인 분들에게 일자리 사업을 연계하려고 해도 계속 폐지수집 하겠다고 하는 분들 상당수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막을 수는 없다"면서, "유사한 형태의 사업단을 통해 상해보험, 야광조끼, 방한장비 등을 지원하며 20여 만원의 활동비를 더 드리기 때문에 더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을 것이다. 전수조사 및 지원에서 누락되는 분이 없도록 행정력을 총동원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