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총리, 서울대 선후배들에게 "현실 눈감는 공정은 미래 어둡게 할 것"
"공정 가치가 경기장 레인 지키는 정도 그쳐서 안돼"
"우크라 사태 보며 국민 사랑받는 것의 중요함 실감"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김부겸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우석경제관에서 열린 국가미래전략원 개원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2.24. [email protected]
김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대학교 국가미래전략원 개원식 축사에서 작심한 듯 "서울대학교 선후배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을 좀 더 드리겠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 사회의 여러 역사적 경험으로 보면, 지적으로 뛰어나다고 해서, 곧바로 리더십이 생기지 않는다"며 "최근에 국가적 재난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보면 국가의 지도자들이 국민에게 존경받고 사랑받는다는 것이 공동체 유지에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우리는 실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서울대라는 지식공동체가 제시한 국가 비전이 국민의 공감을 얻으려면, 도덕적으로도 존경받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김총리는 "최근에 일부 언론을 통해서 많이 증폭되고 있지만, 젊은 세대가 내건 공정이라는 가치가, 경기장 안에서 레인을 지키는 정도의 공정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김 총리는 "그 경기장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누구는 뛰어오고, 누구는 걸어오고, 누구는 자가용을 타고 오고, 누구는 버스를 타고 오는, 그 현실에 대해서 눈을 감는 그런 공정이야말로, 대한민국 공동체의 미래를 어둡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서울대학교의 존재 이유는 바로 '시대의 문제를 고민하고, 시대 정신을 주창하며, 시대의 대안을 제시하는 데 있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앞으로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연대와 책임의식이 충만한 그런 젊은이들을, 서울대가 배출해 주시기를 거듭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총리는 서울대 정치학과 시절인 1977년 유신 반대 시위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제적을 당하고, 이듬해에는 '긴급조치 9호'를 위반해 실형을 살았다.
1980년에는 신군부에 맞서 '서울의 봄' 시위를 이끌다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 연루돼 구속되는 등 두 차례의 실형을 살았다. 이후 제적과 복교를 거듭하다 1987년에야 졸업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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