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이 책을 쓰기 전에는 죽을 수 없었다”...아니 에르노 '여자아이 기억' 출간

등록 2022.12.13 07: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 여자아이 기억 (사진=레모 제공) 2022.12.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여자아이 기억 (사진=레모 제공) 2022.12.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올해 노벨문학상 작가 아니 에르노의 '여자아이 기억'(레모)가 국내 첫 출간됐다.

'여자아이 기억'은 에르노의 2016년 작으로 작가가 오랜 세월 "써야만 했고 쓸 수 없었던 미완의 프로젝트"였던 작품이다. “이 책을 쓰기 전에는 죽을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와 책임감으로 완성한 아니 에르노의 새로운 대표작이다.

1958년, 열여덟 살의 나이로 겪은 남성과의 첫 경험은 무려 60년 가까이 흐른 2016년, 20년 동안 수차례 펜을 꺾고 다시 쥔 끝에 완성했다.  자신이 아니면 결코 쓸 수 없다는 비장함으로 작가는 ‘1958년 여자아이’이자 어쩌면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 숨어 있을 수치스러운 과거를 조명한다.

"나 역시 그 여자아이를 잊고 싶었다. 정말로 그녀를 잊기를, 그러니까 그녀에 대해서 더 이상 쓰고 싶은 욕구를 갖지 않기를. 그녀와 그녀의 욕망과 광기, 그녀의 어리석음과 오만, 그녀의 허기와 말라버린 피에 대해 써야만 한다고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를. 나는 끝내 그렇게 되지 못했다."(16쪽)

이 소설을 번역한 소설가 백수린은 "‘그녀’라는 3인칭 대명사를 사용해 글을 쓰는 현재의 ‘나’와 만남을 시도하는 것처럼 독자 역시 그 여자아이에게서 우리 자신을 발견하고, 어쩌면 기억 속 자신을 이해하고, 위로받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누구든 안전하고 완벽한 자족의 세계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타자와 대면하고, 이해할 수 없으나 내게 강요된 타자의 법칙 앞에 압도되어 자신을 상실해본 사람이라면, 그리고 상실의 고통을 이겨내고 다시 주체가 되기 위해 분투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여자아이에게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테니."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