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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덮친 불법체류자 어쩌나①]도심 월세방서 마약 제조·유통 흡입까지

등록 2024.04.17 05:00:00수정 2024.04.17 09: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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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면허 고속도로 질주, 음주운전 순찰차 들이받기도

해마다 1000건 이상 불체자 범죄 앓는 경기도

"잡고 보니 불체자", "출입국 관리 더욱 엄격해야"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경기남부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4일 마약류관리법위반 혐의로 30대 러시아인 A씨 등 2명을 구속하고 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경기 안산시 한 다세대주택에 월세방을 얻고, 그 안에서 대마와 화학약품을 이용해 '해시시'라는 마약을 제조한 뒤 이른바 '던지기 수법'을 통해 유통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마약을 만들면서 신종 마약인 '메페드론'을 투약하기도 했다. 사진은 이날 공개된 마약 압수품. 2024.04.04. jtk@newsis.com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경기남부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4일 마약류관리법위반 혐의로 30대 러시아인 A씨 등 2명을 구속하고 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경기 안산시 한 다세대주택에 월세방을 얻고, 그 안에서 대마와 화학약품을 이용해 '해시시'라는 마약을 제조한 뒤 이른바 '던지기 수법'을 통해 유통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마약을 만들면서 신종 마약인 '메페드론'을 투약하기도 했다. 사진은 이날 공개된 마약 압수품. 2024.04.04. [email protected]


[수원=뉴시스] 변근아 양효원 기자 = 경기남부지역에서는 해마다 불법체류자들의 범죄가 1000여 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마약과 교통 관련 범죄가 매년 수백 건에 이르는 데다 살인·강도·강간 등 강력범죄 역시 다수 발생하고 있어 불법체류자 관리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발생한 불법체류자 범죄는 2019년 1091건, 2020년 1327건, 2021년 1047건, 2022년 1138건, 2023년 1136건 등 모두 5739건에 달한다.

5년간 발생한 범죄 유형별로 살펴보면 ▲살인 16건 ▲강도 35건 ▲강간(추행 포함) 95건 ▲마약 1027건 ▲절도 421건 ▲폭력 616건 ▲지능범죄 469건 ▲교통범죄 1058건 ▲기타 2002건 등이다.

불법체류자 범죄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마약'과 '교통범죄'다.

마약 범죄의 경우 최근 경찰이 근절을 위한 전쟁을 선포하는 등 국내 문제로 떠오른 범죄다. 음주운전이나 무면허 등 교통범죄는 대형 인명피해를 일으킬 수 있는 치명적 범죄기도 하다.

최근 안산시 소재 한 다세대주택에 월세방을 얻은 뒤 그 안에서 대마와 화학용품을 이용해 마약을 만들고 유통한 러시아 국적 불법체류자 2명이 검거됐다. 당시 현장에서 발견된 마약은 1만3000명 가량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이들은 마약을 제조하면서 신종마약을 흡입, 체포 당시 마약에 취해있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경찰은 한적한 농가나 외딴섬에서 주로 이뤄지던 마약류 제조 등의 범죄가 도심 속에서 발생한 것을 이례적으로 판단해 관련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교통범죄도 끊이질 않는다.

설 명절이던 지난 2월 용인시 영동고속도로 강릉방향 양지터널 인근에서 버스전용차로 위반 차량이 적발됐다. 이 차량을 발견한 경찰은 정차를 명령했으나 운전자 B(베트남 국적)씨는 이를 무시하고 속력을 시속 200㎞까지 올려 도주했다. 이에 경찰은 인근에서 공중 순찰을 벌이던 헬기를 투입해 운전자를 추적했고, 결국 이천시에서 도주 차량을 검거했다.

조사 결과 B씨는 무면허 상태 불법체류자였으며 동승자 역시 불법체류자로 확인됐다.
[수원=뉴시스] 지난 2월 용인시 영동고속도로 강릉방향 양지터널 인근에서 버스전용차로를 위반, 경찰에 적발된 뒤 속력을 시속 200㎞까지 올려 도주한 불법체류자를 쫓는 헬기 모습. (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 2024.4.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지난 2월 용인시 영동고속도로 강릉방향 양지터널 인근에서 버스전용차로를 위반, 경찰에 적발된 뒤 속력을 시속 200㎞까지 올려 도주한 불법체류자를 쫓는 헬기 모습. (사진=경기남부경찰청 제공) 2024.4.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같은 달 무면허로 음주운전을 하다가 경찰차를 들이받고 달아난 불법체류자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C(캄보디아 국적)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포차를 구입한 뒤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가 단속에 적발되자 이에 불응하고 도주했다. C씨는 도주 차단을 위해 자신의 차 앞을 막은 경찰차를 들이받은 뒤 차를 버리고 달아났다.

경찰은 A씨가 버리고 간 차 안에서 발견한 휴대전화 등을 통해 추적, A씨를 검거했다.

이외에도 여러 범죄가 잇따른다. 지난달 14일에는 수원시 한 태국음식점에서 불법 도박판이 벌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에 붙잡힌 태국인 15명은 모두 체류 기간이 지난 불법체류자였다.

경찰의 경우 범죄가 발생하고 검거한 뒤에야 불법체류자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불법체류자 범죄 근절 역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불법체류자 관련 근본적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한 경기지역 경찰 관계자는 "대부분 불법체류자 범죄 경우 불법체류자임을 알고 검거하는 것이 아니라 잡고 보면 불법체류자인 경우다"며 "경찰에서 불법체류자 관련 첩보 등을 수집해 검거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귀띔했다.

이 같은 현장 어려움에 대해 전문가인 이윤호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경찰 인력 등을 고려할 때 경찰이 불법체류자를 단속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며 "불법체류 문제는 출입국 관리를 더욱 엄격하게 해 입국 자체를 차단하는 것이 가장 먼저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민들이 불법체류자를 고용하지 않고, 알게 될 경우 신고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며 "시민 신고 포상 제도나 불법체류자 고용 이유 등을 분석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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