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광수·김승환, 19세차 ♂♂커플…동성결혼 합법화하련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영화 제작자 겸 감독인 김조광수가 15일 오후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 야외무대에서 열린 동성연인과 결혼식 기자회견을 마친 후 연인 김승환의 손을 잡고 퇴장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김조 감독은 지금껏 ‘화니’로 알려졌던 애인 김 대표와 함께 15일 오후 2시 서울 사당동 예술영화 전용관 아트나인의 야외무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애 스토리와 가슴 속에 간직했던 이야기 그리고 결혼 계획을 거침 없이 털어놓았다.
김조 감독은 “언젠가는 공개적으로 결혼식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우리 결혼식이 많은 사람들한테 ‘우리사회에서 이성애자들만 결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성애자들에게 주어진 것과 같은 권리가 동성애자들에게도 당연히 주어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해 국내 최초 동성애자의 결혼을 공개 발표하게 된 속내를 밝혔다.
김조 감독과 김 대표의 사랑은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4년 성소수자 협회에서 처음 만났다. 2005년부터 교제를 시작했다. 나와 함께 미래를 꿈꾸려고 하는 사람이 생긴 것이다. 사귀면 사귈수록 좋은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프러포즈는 2010년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시상식장에서 김조 감독이 먼저 했다. “3년 전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피치앤캐치에서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으로 수상하게 됐다. 그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프러포즈를 했다. (화니가) 바로 오케이 해줬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영화 제작자 겸 감독인 김조광수가 15일 오후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 야외무대에서 열린 동성연인과 결혼식 기자회견을 마친 후 연인 김승환의 손을 잡고 퇴장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날 처음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김 대표는 “나는 숨어 사는 게이였다. 3년 전 커밍아웃을 하고 부모를 설득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이 자리에 서 있지만 여전히 떨린다”고 고백했다.
사랑하는 사람의 존재 덕분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 “(김조 감독과) 만남으로써 긍정적으로 변하게 됐다. 내 스스로가 행복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고 그러는 사이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게 됐다. 그래서 이 관계가 오래 유지되지 않았는가, 의미 있지 않았는가 싶다.”
김 대표의 부모도 반대하지 않았다. “부모는 우리의 관계에 대해 반대를 한 적이 없고, 늘 지지해줬다. 다만 결혼 발표로 공개적인 자리에 서게 됨으로써 받게 될 극단적인 비방, 욕설에 대해 내가 상처받는 것만큼은 원하지 않고 있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영화 제작자 겸 감독인 김조광수가 15일 오후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 야외무대에서 열린 동성연인과 결혼식 기자회견을 마친 후 연인 김승환과 입을 맞추고 있다. [email protected]
김조 감독은 “당연히 혼인신고를 할 것이다. 반려되면 이를 근거로 헌법소원을 제기하려 한다”며 “합법이 아니기는 하지만 법으로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동성결혼 합법화를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싸움을 벌일 것이다. 국회의원들을 설득해서 입법화하고, 국민의 의견도 묻겠다”고 별렀다.
김조 감독은 ‘와니와 준하’(2001), ‘질투는 나의 힘’(2002),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2011), ‘의뢰인’(2011) 등 다양한 히트 영화를 제작한 청년필름의 대표다. 2006년 자신이 제작한 영화 ‘후회하지 않아’(감독 이송희일) 시사회에서 커밍아웃했다. ‘소년, 소녀를 만나다’(2008), ‘친구사이?’(2009),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2012) 등 퀴어 영화를 연출하기도 했다.
김 대표와 지난해 10월 레인보우 팩토리를 설립했다. 역시 LGBT를 상징하는 무지개의 영어식 표현이다. 이 영화사는 퀴어 영화를 제작하거나 수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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