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中 인터넷 통제 반대하지만 법 따랐을 뿐"···VPN 삭제 적극 해명

【베이징=신화/뉴시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일(현지시간) 애플의 3분기(미국 회계기준, 4~6월) 실적을 보고하는 컨퍼런스 콜에서 애플이 중국 내 아이튠즈 앱스토어에서 가상사설망(Virtual Private Network, VPN) 앱을 삭제한 것은 중국의 법규를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처였다고 해명했다. 사진은 쿡이 지난 3월 18일 중국 국무원발전연구중심이 베이징에서 주최한 중국발전고위층포럼의 ‘ 글로벌 신 환경에서 혁신과 창업’ 주제 토론회에 참가해 발언하고 있다. 2017.08.02.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인 애플이 중국 내 아이튠즈 앱스토어에서 가상사설망(Virtual Private Network, VPN) 앱을 삭제한 것에 대해 거센 비난이 일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이는 중국의 법규를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처였다면서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영국 BBC방송의 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쿡은 전날 애플의 3분기(미국 회계기준, 4~6월) 실적을 보고하는 컨퍼런스 콜에서 자신은 중국 정부의 인터넷 통제 정책에 동의를 하지는 않지만 그 나라의 법규를 따르지 않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쿡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분명히 해당 앱을 삭제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 나라에서 비즈니스를 하든 그 나라 법을 따라야 한다”라고 말했다.

  애플은 그러나 지난해 테러 수사를 위해 테러범의 아이폰을 열어달라는 연방수사국(FBI)의 요구는 거절했다. 당시 쿡은 이용자의 사생활과 보안을 지키기 위한 재정적, 도덕적 책무가 있다며 FBI의 요구를 끝까지 들어주지 않았다.
 
 이에 대해 쿡은 “그건 다른 문제다. 미국의 경우 관련 법규는 우리를 지지한다. 그건 아주 분명하다. 만일 미국이 관련 법규를 바꾼다면 우리도 그를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이른바 '만리장성 방화벽(Great Firewall)' 프로그램을 통해 정보의 흐름을 통제하고 있다. 구글의 검색 서비스와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해외 정보망과의 접속을 차단하고 이쓴 것이다.

 지난 6월 1일부터는 인터넷 안전법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인터넷 안전법의 핵심은 중국 내 기업들이 자사 데이터를 중국 내 서버에만 저장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외국 기업들도 중국 밖으로 자사의 자료를 옮길 수 없도록 했다.

 중국의 애플 제품 사용자들은 VPN 앱을 이용해 만리장성 방화벽을 우회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러나 애플은 중국의 인터넷 이용자들이 세계와 소통하는 창구인 VPN앱을 삭제했다. 미국 언론들은 애플의 이런 조처가 중국 정부의 정보 통제를 도와주는 역할을 한 셈이라고 비난을 하고 나섰다.

 CNBC뉴스는 1일 애플이 중국정부의 압력에 굴복해 아이튠즈 앱스토어에서 VPN 앱을 삭제함으로써 중국 내 거주자들이 세계 뉴스 등 인터넷 컨텐츠에 접근하는 것을 막았다면서 이는 “끔찍한 실수(terrible mistake)”라고 보도했다. CNBC뉴스는 특히 애플의 이런 움직임이 중국 내 거주자들이 구글과 트위터, 페이스북 등 자유로운 정보 흐름에 필수적인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쿡은 그러나 VPN앱을 삭제해야 한다는 중국 정부의 정책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쿡은 그러면서도 “우리가 동의하지 않더라도 정부의 정책에 맞춰야 한다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쿡은 “이번과 같은 특정한 경우에 있어서 우리는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는 희망을 지니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VPN의) 삭제 규정은 점점 느슨해 질 것이다. 혁신은 협력하고 소통하는 자유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9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VPN 서비스 업체 '익스프레스VPN'은 자사의 VPN 앱 삭제 사실을 통보하는 애플의 서한을 공개했다. 익스프레스VPN이 자사 블로그를 통해 공개한 이 서한에 따르면 애플은 “익스프레스VPN 앱이 중국에서는 불법인 콘텐츠를 포함하고 있어 중국 앱스토어에서 삭제했다. 익스프레스VPN 앱은 앱스토어 리뷰 가이드라인에 따르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익스프레스VPN은 이와 관련해 “우리는 이러한 상황의 전개에 대해 실망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VPN 사용 금지는 이제까지 취한 조처 중 가장 과격한 것이다. 애플이 중국의 검열 노력을 돕고 있다. 우리는 이런 애플을 지켜보면서 많은 우려를 하고 있다. 익스프레스 VPN은 강력하게 이러한 조처를 성토하는 바이다. 이는 언론의 자유와 시민의 자유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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