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투를 뒤집어 쓴 사람들' 지니리 개인전…갤러리 EM
【서울=뉴시스】Jeanie Lee, Paper Bag People (Paper Bag Men Series), 2017, Acrylic on canvas, 124 x 120 cm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서울 압구정로 갤러리 엠(Gallery EM)에서 지니 리(43)의 'HOLLOW'전이 열리고 있다.
작가의 다섯 번째 개인전으로, 2015년 이후 2년 만에 갤러리 엠에서 여는 전시다.
이번 전시에서는 새로운 시리즈인 ‘봉투를 뒤집어 쓴 사람들 시리즈(Paper Bag Men Series)와 ‘몬스터 시리즈(Monster Series)를 포함한 페인팅 10여점과 드로잉 30점, 레터링 작업 8점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 'hollow(공허한)'처럼 그 어느때보다 혼란스럽고 다사다난한 이 시대 속 ‘삶’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에 나왔다.다소 부정적인 어감으로 느껴지는 공허한 감정은 오늘날 현대인들이 느끼는 가장 흔한 감정 중에 하나라는 것을 작가의 특유의 감성과 표현방식으로 보여준다.
이번 신작에서 주목할 점은 작가가 작업 초반에 주로 했던 흑백 작업의 방식을 다시 재생한다. "초심으로 돌아가 가장 기본적인 것에 충실하고자 하는 시도"로 "복잡하고 어지러운 회색 빛 현대사회의 모습"이다.
'봉투를 뒤집어 쓴 사람들 시리즈'에서는 인물들이 종이봉투를 쓴 채로 감상자를 맞이한다. 쓸쓸하고 고독한 현대사회 속에서 현대인들이 천편일률적인 모습을 한 채 군중을 이루며 살아가는 모습이다.
'몬스터 시리즈'는 작가가 만들어낸 몬스터가 등장하는데, 험악해 보이는 이빨과 공룡의 콧구멍, 사람과 같은 눈, 그리고 인형 몸을 조합한 몬스터는 얼핏 보면 악어처럼 보인다. 하지만 작가는 악어를 그린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어떤 대상을 외형만을 보고 무심코 갖는 편견에 대한 지니 리의 재치 있는 역설이다. "편견이 또다른 편견을 낳는 현대사회의 모습을 바꿀 수는 없더라도 잠시나마 멈출 수는 있지 않을까" 하는 작가의 바람이 담겼다.
【서울=뉴시스】 Jeanie Lee, Why Afraid (Paper Bag Men Series), 2017, Acrylic on canvas, 138 x 97 cm
작품 속 봉투를 써 표정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나, '몬스터 시리즈'의 다소 험악해 보이는 몬스터일지라도 그들의 다이아몬드 눈은 여전히 빛난다. 이는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응원의 메시지이자 희망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의 표현이다.
그동안 지니 리는 사랑, 우정 등과 같은 친숙한 소재로 관객에게 공감의 메시지를 전달했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더 나아가 혼란스럽고 쓸쓸한 도시 안에서 공허함을 느끼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까지 전달한다.
【서울=뉴시스】Jeanie Lee, Never Apart (B.W Drawings), 2017, Pen on paper, 34 x 26 cm (frame)
작가 지니 리는 미국 보스턴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일러스트로 학위를 받았다. 유니클로 한국아티스트 UT프로젝트, 크라제 버거, 비엔웍스, 삼성전자 홍보관 딜라이트 광고, 오휘 아름다운 얼굴 캠페인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전시는 2018년 1월 13일까지.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