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鐵' 고려 초 남한강 수로 따라 철불 조성 영향
충주 백운암 철조여래좌상…경북지역 철불 양식 계통 이어
【충주=뉴시스】보물 1527호 충주 백운암 철조여래좌상. (사진=문화재청 제공) [email protected]
【충주=뉴시스】강신욱 기자 = 고대 철(鐵) 생산지로 유명했던 충북 충주의 철이 고려 초기 남한강 수로를 따라 연결된 지역의 철불(鐵佛) 조성에 영향을 줬다는 주장이 나왔다.
11일 국립청주박물관·호서고고학회에 따르면 지난 9일 국립청주박물관 대강당에서 '충청북도와 야마나시현의 중세 불교 문화'를 주제로 열린 국립청주박물관-야마나시현립박물관 학술연구교류 1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하정민(충북대 고고미술사학과 출강)씨는 이같이 밝혔다.
하씨는 '충청북도의 고려시대 불교조각'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충주의 철은 고려 전기에 남한강 수로와 조운로(漕運路)를 통해 충주와 긴밀히 연결된 지역의 철불 제작에 재료로서 중요하게 이바지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남한강 수로를 따라 충주와 연결된 개경·광주(廣州)·양평·원주 지역에서 특히 철불 조성이 활발하게 이뤄졌고, 이는 고려에서 가장 양질의 철을 생산했던 충주의 철과 깊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하씨는 2007년 보물 1527호로 지정된 충주시 엄정면 괴동리 '충주 백운암 철조여래좌상(忠州 白雲庵 鐵造如來坐像)'에 주목했다.
백운암 철불은 통일신라 불상 양식의 특징을 많이 간직하고 충주지역 철불 중에서는 가장 연대가 올라간다. 통일신라시대 이래 철불 연구에 매우 중요한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백운암 철불의 양식적 연원을 같은 철을 재료로 나말여초기에 경주 외곽인 경북 일대에서 제작된 불상들에서 찾았다.
9세기 말에서 10세기 초 제작된 경북 예천 한천사와 문경 봉암사, 영천 선원동 철불의 계통을 잇고 있는 것으로 하씨는 내다봤다.
안정감 있는 장대한 신체와 가슴 부분의 풍부한 양감, 편단우견으로 걸친 대의(大衣)가 상통한다는 점 등을 들었다.
충주 백운암 불상이 나말여초기 경북지역에서 제작된 철불과 유사한 것은 두 지역의 지리적 관계에서 이해했다.
충주에서 계립령을 넘으면 바로 경북 문경과 예천에 이르고, 이들 지역 간에는 수로를 이용한 교통로도 열려 있어서 충주지역에서 경북으로부터 직접적으로 불교조각의 양식을 전해 받기 쉬웠을 것으로 하씨는 봤다.
하씨는 "고려 전기 남한강의 수로와 조운로를 따라 충주의 철을 싣고 가서 각 지역에서 철불을 제작했을 수 있고, 충주에서 철불을 주조·완성해 수로를 통해 이동했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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