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스윙데이즈'…"위인 아닌 토니스타크처럼 그렸다"
[서울=뉴시스] 뮤지컬 '스윙데이즈'의 작곡을 맡은 제이슨 하울랜드(왼쪽)와 극본을 쓴 김희재 작가(오른쪽). (사진=컴퍼니연작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유한양행을 창업한 유일한 박사가 '냅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1945년 8월18일 작전 시행을 목표로 자주 독립을 위해 OSS(미국 CIA)의 전신)가 비밀리에 준비했지만 8월15일 일본이 항복을 선언하며 무산된 미완의 프로젝트다.
이를 소재로 한 뮤지컬 '스윙데이즈_암호명 A'가 오는 19일부터 내년 2월9일까지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이 작품을 쓴 김희재 작가와 작곡·편곡을 담당한 제이슨 하울랜드를 11일 충무아트센터에서 만났다.
주인공 '유일형'(유준상·신성록·민우혁)은 비밀리에 독립운동을 후원하던 사업가에서 직접 독립운동에 뛰어드는 유일한 박사를 모티브로 했다. 일본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정체성에 혼란을 느껴 불행한 인물 '야스오'는 고훈정, 이창용, 김건우가 연기한다. 일형과 함께 유학하며 그의 성공을 물심양면으로 돕는 '만용'은 정상훈, 하도권, 김승용이 맡았다.
유 박사의 일대기를 상당 부분 차용하다 보니 자칫 뮤지컬이 너무 교훈적이거나 딱딱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이에 대해 김 작가는 "위인전처럼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며 "첫 넘버인 '미스터 갬블러'에서부터 자신만만한 태도로 살아온 일형의 모습을 표현했는데, (일형을)만들어진 인물로 보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실미도', '한반도', '공공의적2', '국화꽃향기' 등 주로 영화대본을 써 왔다. 이번이 첫 뮤지컬 작품이다. 익숙한 영화가 아니라 뮤지컬이라는 플랫폼을 택한 이유는 뭘까?
그는 "영화로 만들면 한꺼번에 많은 관객이 보게 할 수는 있지만 한 번 소비되고 나면 그 다음에는 다시 영화로 만들기가 쉽지가 않다"며 "뮤지컬은 2년에 한 번씩 계속 대중들을 만나서 길게는 20년, 30년도 머물 수 있다는 점에서 당장 볼 관객의 숫자는 적더라도 생명력이 긴 매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뮤지컬 '스윙데이즈'의 작곡을 맡은 제이슨 하울랜드(왼쪽)와 극본을 쓴 김희재 작가(오른쪽). (사진=컴퍼니연작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제목의 '스윙데이즈'는 시대적으로 스윙댄스와 음악을 곁들인 데 더해 여러 중의적 의미가 내포돼 있다.
김 작가는 "'흔들리는 날들'이라는 개념도 있고, 유일한 박사가 우리 단오를 영어로 설명할 때 '스윙데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한다"며 "단오날 그네를 함께 탔던 추억이 일형, 야스오, 만용 세 사람에게 모두 있다"고 설명했다.
실행하지도 못하고 사장된 '냅코 프로젝트'라는 역사를 통해 창작진이 전하고픈 메시지는 '사랑과 헌신'이다.
"가장 소중한 것을 바쳐 지키고 싶은 게 있다면 그것을 사랑과 헌신이라고 부를 수 있죠. 조국을 위해 희생하라는 얘기를 하는 게 아니예요. '사랑하는 무언가를 위해 나를 바치는 선택이 틀리지 않다, 바보같은 일이 아니다'라는 점을 이야기 하고 싶었어요." (김희재)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