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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선택 사후관리 응급실 16%…가족은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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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9-09 15:53:38
연간 1.3만명 사망…유족등록은 1000명
72% 시도하는 야간·휴일 긴급대응도 '한계'
자살예방정책위원회, 기존 행동계획 '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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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보건복지부가 '자살예방 국가 행동계획'을 확정한 가운데 23일 오후 서울 마포대교에 자살을 예방하는 'SOS생명의 전화'가 설치되어 있다.2018.01.23. park7691@newsis.com
【세종=뉴시스】임재희 기자 =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환자를 치료하고 사후관리를 통해 예방할 수 있는 응급실이 100곳 중 15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등록을 통해 상담을 연계하는 유족 수도 1000명에 그쳤다.

주로 야간이나 휴일에 발생하는데도 평균 2명인 정신건강복지센터만으론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게 정부 자체 평가다.

9일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현재 시도자에 대해 응급실 내원 시 사후관리를 하고 있는 응급의료기관은 전체 401개 중 63개(15.7%)에 그쳤다.

정부는 지난해 1월 '자살예방 국가행동계획'을 수립하고 응급진료 후 사례관리를 위한 응급실 사후관리 사업을 2017년 42곳에서 올해 63곳까지 늘리고 내원자가 많은 곳엔 사례관리자를 2명에서 3명으로 1명 늘렸다.

그 결과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응급실을 찾은 1만3510명이 사례관리를 받았으나 여전히 338개 응급의료기관에선 시도자들이 치료 후 적절한 지원이나 상담을 받기 어려운 상태다.

유족이나 퇴원한 정신질환자 등 사각지대도 여전하다.

연간 약 1만3000명이 사망했지만 정신건강복지센터에 등록된 유족은 약 1000명이 전부다. 시도자나 유족 등은 사회보장급여법 상 위기가구(지난 6월)나 긴급복지 지원대상(지난 7월)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고위험군인데도 체계적인 발굴이나 서비스 연계는 미흡한 상황인 셈이다.

극단적인 시도 중 약 72%가 발생하는 야간·휴일 긴급대응체계가 미흡하다는 자체 평가도 나왔다. 올해 기준 정신건강복지센터(자살예방센터) 자살예방 담당인력은 평균 2명 수준이다.

정부는 "초기상담, 사례관리 연계 등을 해야 하는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야간대응 인력이 없고 병원에서도 응급입원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이런 체계 탓에 비자의입원은 한 해 6만여건에 달하지만 응급입원 건수는 6000여건에 불과하다.

정신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정부가 풀어야 할 오랜 숙제다. 2016년 정신건강실태조사를 보면 국민 4명 중 1명은 평생 한 번 이상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지만 실제 정신건강서비스를 이용한 비율은 22.2%였다.

이런 인식은 실제 의료기관 이용 경험으로 드러난다.

극단적인 선택으로 사망한 사람 10명 중 6명(59.4%)은 사망 60일 안에 동네의원(일차의료기관)을 방문했지만 정신과 문을 두드린 경우는 19.4%에 그쳤다.

2017년 기준 시군구별  자살예방담당자는 평균 2.08명이 전부인데 이마저 취약한 노동여건 등으로 43%는 2년을 채우지 못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전문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

이에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를 주재하고 기존 '자살예방 국가 행동계획' 추진 현황을 점검, 보완과제를 논의했다.

향후 정부는 응급실 사후관리 체계 강화를 위해 정신과적 응급의료 기반이 잘 갖추어진 권역응급의료센터 중심 생명사랑 위기대응 센터 확대를 추진하고 초기평가 및 사례관리 시 건강보험 수가를 적용하는 시범사업을 내년 상반기 추진한다.

유족에 대해선 초기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계해 지원 및 상담을 제공하는 원스톱 지원체계를 이달부터 마련한다.

내년부턴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등 권역별로 응급개입팀을 단계적으로 설치, 전국에 24시간 365일 대응체계를 꾸려 긴급대응 체계를 촘촘히 마련한다. 정신응급환자를 24시간 진료할 수 있는 '정신응급의료기관'을 지정하고 올해 하반기부턴 건강보험 시범사업도 추진키로 했다.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정신과 의사 상담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정신과 상담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높이고 고위험군은 진료로까지 연계한다. 대학생 서포터즈 양성 등 편견 해소를 위한 노력도 병행한다.

접근성이 높은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고위험군을 사전에 발굴하고 자살예방센터, 정신과 병·의원 등으로 상담·치료를 연계하기로 했다.

※정신적 고통 등 주변에 말하기 어려워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살예방상담전화(1393), 자살예방핫라인(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을 통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lim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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