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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실무협상 대표 김명길 스톡홀름으로…美와 담판 임박

등록 2019.10.03 17:3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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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길 순회대사 등 北대표단 협상지로 이동

북미 합숙담판 벌였던 스톡홀름에 다시 집결

하노이 회담 결렬 7개월 만에 실무협상 재개

비핵화-상응조치 기본입장 차이로 난항 예상

北 체제안전 보장 논의 추가돼 협상 난이도↑

유연하게 접근해야 접점 찾고 정상회담 가능

【서울=뉴시스】 지난 2월 26일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을 방문한 김 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 주베트남 북한대사관 방문을 마치고 나오며 김명길 순회대사(전 베트남 주재 북한대사)와 대화하고 있는 모습. 2019.07.04.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지난 2월 26일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을 방문한 김 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 주베트남 북한대사관 방문을 마치고 나오며 김명길 순회대사(전 베트남 주재 북한대사)와 대화하고 있는 모습. 2019.07.04. (사진=뉴시스DB)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지현 기자 = 북미가 오는 4~5일 비핵화 실무협상을 예고한 가운데 북측 대표단이 3일 협상의 무대가 될 스웨덴 스톡홀름으로의 이동을 시작했다.

북미는 임박한 실무협상에서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던,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조합하는 논의에 다시 돌입하게 된다.

북한의 실무협상 대표인 김명길 순회대사와 북한 대표단은 이날 오전 평양에서 고려항공편을 타고 오후에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했다.

북측 대표단에는 신임 외무성 미국 담당국장인 조철수와 전임자인 권정근 등 4명이 포함됐으며, 이들은 북한 대사관이 있는 스웨덴 스톡홀름행 항공권을 발권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사는 실무협상에서 어떤 성과를 기대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미국으로부터 새로운 신호가 있어 매우 기대하고 있으며, 결과에 대해서도 매우 낙관적"이라고 답했다고 일본 재팬뉴스네트워크(JNN) 등이 전했다.

북한과 미국의 실무협상단은 지난 1월에도 스톡홀름에서 만났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1달여 앞둔 지난 1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합숙 담판을 벌였다.

이와 관련, 이번 북미 실무협상 장소도 지난번 합숙 담판이 열렸던 스톡홀름 외곽 모처가 유력하다고 NK뉴스가 2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북미는 먼저 오는 4일 예비접촉에 이어 5일 실무협상을 이어간다. 예비접촉은 실무회담 대표보다 낮은 급에서 진행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스톡홀름=AP·TT통신/뉴시스】 지난 1월20일(현지시간) 북미 실무협상팀이 합숙하며 실무협상을 벌이고 있는 스웨덴 스톡홀름 인근 '하크홀름순트 콘퍼런스' 앞의 모습. 보안 요원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2019.01.21.

【스톡홀름=AP·TT통신/뉴시스】 지난 1월20일(현지시간) 북미 실무협상팀이 합숙하며 실무협상을 벌이고 있는 스웨덴 스톡홀름 인근 '하크홀름순트 콘퍼런스' 앞의 모습. 보안 요원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2019.01.21.

협상 대표로 북측에서는 김 대사가, 미측에서는 비건 대표가 나설 예정이다. 김 대사는 유엔 북한대표부 참사관, 차석대사를 맡은 북한 외무성의 '대미통'이다. 그는 하노이 정상회담 당시 주베트남 북한 대사로 협상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권정근 전 외무성 미국 담당국장이 북측 차석대표로 먼저 4일 예비접촉에 임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카운터파트로는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 등이 언급된다.

북미 대표단은 스톡홀름에서 만나 하노이 결렬 이후 멈춰서 있던 비핵화 협상을 재가동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드러난 양측의 입장은 큰 변화가 없어 결과를 낙관하기는 힘들다.

북한은 지난달 20일 김 대사 명의 담화에서 "조미 쌍방이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으면서 실현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단계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라며 '단계적' 비핵화 합의를 강조했다.

반면 미국은 비건 대표가 지난 6일(현지시간) 미시간대 강연에서 '새로운 계산법'을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긴 했으나, 비핵화 로드맵에 기반한 '포괄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협상에는 북한이 하노이 결렬 이후 강조해 왔던 안전보장 의제가 새롭게 추가돼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초기단계의 안전보장으로 종전선언 등 정치적 선언이 가능하나 군사적인 문제를 건드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8월22일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김현종 국가안보실 제2차장과 면담을 위해 들어가고 있다. 2019.08.22.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8월22일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김현종 국가안보실 제2차장과 면담을 위해 들어가고 있다. [email protected]

리용호 외무상도 하노이 회담 직후 "미국이 아직은 군사분야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보고 부분적인 제재 해제를 상응조치로 제시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노이에서 막판에 좌초된 '스냅백(snapback) 조항'이 여전히 유효한 카드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이 일부 제재를 완화하되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이행되지 않으면 제재를 원상복구하는 방안이다.

미국 언론 복스는 2일(현지시간) 북미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영변 핵시설을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폐기하면 북한의 석탄·섬유 수출 관련 제재를 36개월 동안 면제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됐다.

북미는 스냅백 조항이 포함된 하노이 합의문 채택도 고려했으나 강경파 참모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제재의 속성상 한번 해제되면 국제사회의 동참을 설득하기 위해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양측 모두 유연한 접근을 해야만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가 이번 실무협상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두면 정상회담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양측이 기존 입장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이후에나 의미있는 회담을 재개할 수 있을 거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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