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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보수대통합 선언했지만…'탄핵론 양다리' 먹힐까

등록 2019.11.07 19: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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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의(大義) 아래에 소아(小我)는 내려놓아야"

탄핵 질문 넘겼으나 유승민·공화당 통합 여전히 우려

한국당 의원들 일단 환영…"향후 접점 찾을 수 있어"

전문가들 "양자택일 시간 문제…어물쩍 넘기면 패배"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기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9.11.06. 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기위해 이동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지난 6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국민 염원과 명령을 받들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헌법가치를 받드는 모든 분들과 정치적 통합을 본격 추진하겠다"며 보수대통합을 선언했다. 이후 한국당 내 실무협상자가 내정되는 등 지지부진하던 통합에 속도가 나는 모양새다.

그러나 황 대표의 이번 선언이 보수 진영을 결집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한국당의 탄핵에 대한 입장이 여전히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6일에 탄핵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도 "대의(大義) 아래에서는 그런 여러가지 논의들을 소아(小我)라고 보고 내려놓을 수 있고, 얼마든지 협의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다소 명확하지 않은 답변을 내놓았다

황 대표의 선언 이후, 보수대통합 상대로 거론되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측과 우리공화당 측이 잇따라 탄핵과 관련해 한국당이 입장을 분명히 해달라는 요구를 내놓으면서 우려는 커지고 있다.

변혁의 유승민 대표는 7일 황 대표의 제안과 관련해 "탄핵의 강을 건너지 않고선 보수가 제대로 통합할 수도, 화합할 수 없다. 탄핵의 강을 건너지 않고는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고 분명히 말해왔다"며 기존의 입장을 거듭 밝혔다.

탄핵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혀달라는 질문에 유 대표는 "지금 보수가 3년 전 문제를 갖고 계속 손가락질하고 잘잘못을 따지고 책임을 묻는다면 보수 통합이 불가능하다고 본다"라며 "탄핵은 헌법적으로 정치적으로 역사적으로 이제 역사의 평가에 맡기고 보수가 이 문제에 대해 더이상 잘잘못을 따지지 말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문제에 대해 한국당이 분명히 동의되지 않으면 통합이란 게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유승민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1.07.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유승민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1.07. [email protected]

우리공화당은 더욱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는 "탄핵은 불법적인 사항이기 때문에, 탄핵을 주동적으로 했던 사람들의 정치적 결단 없이는 통합 논의가 무의미하다"며 "우리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인지연 우리공화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묻어버리면서 하자고 하는 보수통합 논의는 불의한 자들의 야합이요, 모래 위의 성일 뿐"이라며 "유승민 포함 탄핵 5적을 정리도 못하면서 무슨 통합을 말하는가"라고 선을 그었다.

의구심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당 의원들은 대체로 보수통합의 첫 발을 일단 내디딘 데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대외적으로 표명했다.

7일 성명서를 낸 한국당 초선의원들은 "황교안 대표의 보수대통합에 적극 지지를 표명한다"며 "우리 초선 의원들은 대통합을 하는 과정에 열심히 참여할 수 있으며 적극 지지하고 노력하겠다는 중론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이날 '통합과 전진' 초재선 모임에 참석한 박완수 의원은 "황 대표가 말했듯 우리가 한 지붕 안에 모두 다 모일 수 있다면 그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한 마음을 가지는 게 중요하고 나머지는 총선이 끝나고 해도 늦지않다"고 당부했다.

한 중진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당장 쉬운 일은 아니겠으나 (탄핵에 대한) 접점을 찾을 수도 있다. 각자 입장에서 어떻게 잘못했는지와 후회스러운 부분이 있다든지 하는 반성과 성찰을 하면서 접점을 찾으면 된다고 본다"며 "앞으로 어떤 그림으로 추진할 것인지를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결국 양자택일이 시간문제일 것으로 내다봤다. 최종적으로 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입장을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국민들의 민심을 얻을 수 없다는 평가다.

엄경영 시대정신 대표는 "조율이 불가능하다고 본다. 유승민 대표도 탄핵에 대한 핵심 입장이 있는데 동거가 불가능한 차이가 있다"며 "어물쩍 넘어가서 통합을 해 선거를 치르면 한국당이 지난 지방선거와 비슷하게 패배할 것이라고 본다. 촛불에 동의한 국민들이 그때와 똑같은 한국당을 찍는다는 것은 자기부정"이라고 지적했다.

엄 대표는 황 대표의 제안에 동조하는 한국당 의원들에 대해서도 "조국의 미몽에서 아직 깨어나지 못한 것"이라며 "조국을 반대한 사람들 중 일부는 여권의 핵심 지지층이며 조국 사퇴 후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한국당 의원들은 (조국 효과를) 자신들이 상승했다고 착각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사실 선택의 문제다. 우리공화당을 선택하냐 변혁을 선택하냐의 문제다"라며 "실질적으로 우리공화당은 큰 변수가 안 된다. 중도보수를 잡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문제를 털고가야 한다"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또 "통합 이야기가 지금 나오는 건 시점이 굉장히 이르다. 박 전 대통령이 새누리당을 만들 때도 12월에 만들었다"며 "시작을 해서 빨리 합쳐져도 임팩트가 없다. 물밑 접촉하다가 2~3월에 하며 충격파가 있어야 먹히는데 지지부진하면 임팩트가 반감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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