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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대학혁신사업비 장학금에 못 쓴다"…등록금 반환 요원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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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6-14 08:00:00
정부, 대학측 특별장학금 요구 기각…"바람직 안 해"
유은혜, 대학에 "학생들의 경제적 어려움 풀어달라"
대학생 소송단 74개大 2000명 모여…법정다툼 예고
대학들 허리띠 조이려면 지출 40% 인건비가 유일해
여건 어려운 대학은 비정규직 월급부터 깎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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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정의당 청년본부와 청년학생위원회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코로나19에 맞서는 청년학생행동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 등록금 반환, 해고 및 임금체불 금지, 차별혐오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2020.05.20.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정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학에서 원격수업이 이어짐에 따라 대학생들의 질 낮은 수업에 대한 등록금 반환 요구가 4달째 접어들었지만 이번 학기 내 해결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최근 정부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이 제안한 국고사업비 활용 '특별 장학금' 방안을 수용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대학이 알아서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등록금 반환이 이뤄지려면 재정구조상 매년 지출 40%를 차지하는 인건비를 깎아야 하는 만큼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교육부 김태경 대학재정장학과장은 14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몇몇 대학에서 특별 장학금을 이 사업비로 나눠주겠다는 요청을 해 왔지만, 사업 취지와 맞지 않기 때문에 교육부도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며 "처음부터 바람직하지 않다고 봤다. 추후 결산 과정에서 국회에서 문제로 삼게 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시작된 대학혁신지원사업은 올해 4년제 대학에 총 8031억원을 지원하는 대규모 국고사업으로, 상위권 대학·전문대학들이 자율적으로 혁신을 도모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각 대학별로 사업비 30%는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는 있지만 규정상 ▲인건비 ▲장학금 ▲교육·연구프로그램 개발운영비 ▲교육·연구환경개선비 ▲실험실습 기자재 구입 운영비 등으로 사용이 제한돼 있다.

지난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등록금 환불 요구가 높아지고 정치권에서도 언급하고 나서자 교육부는 등록금 반환 등을 대학들과 협의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대학들은 교육부에 올해 쓰지 못하는 국고사업비를 특별 장학금을 줄 수 있도록 대학혁신지원사업비 제한을 풀어 돈을 쓸 수 있게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실행하기 어려워진 프로그램, 즉 해외파견이나 각종 대면교육에 쓰려던 장학금을 등록금 환불에 사용할 수 있도록 용도를 변경해 달라는 게 골자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1일 광주 전남대에서 열린 전국국공립대학교총장협의회에 참석해  "우리 학생들이 코로나 19로 겪게 되는 불안감, 취업난, 경제적 어려움에 대해서도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함께 모색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대학혁신지원사업비에 대해서는 "대학들의 어려운 재정 상황을 해소하고 2학기 준비를 원활히 추진할 수 있도록 사업비 집행기준을 정비하겠다"면서도 "각 대학이 원격수업 지원과 방역 관리에 사업비를 보다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자 한다"고만 발언했다.

교육부는 당시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도 국공립대 총장들에게 인건비나 장학금 외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원격수업 기자재 구매비와 같이 예상 못한 지출은 국고사업비로 충당할테니 기존 대학 재정으로 등록금 반환 등을 고려해 달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학 총학생회 연대체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은 코로나19로 대학 비대면 수업이 장기화되면서 지난 2월부터 등록금 환불을 요구해왔다. 최근까지 교육부 담당 국장급 등 실무자와 면담을 해오고 상반기 안에 문제 해결을 위한 교육부-대학-학생 3자 협의체 구성도 요구해 왔다. 하지만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대학을 상대로 등록금 반환 집단소송을 진행하기 위해 소송인단을 모집하는 중이다.

앞서 계명대, 대구대 등 일부 대학들이 교수들로부터 기부를 받아 학업장려비 형태로 10만~20만원의 특별장학금을 지급해왔다. 그러나 학생들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전대넷 이해지 대외협력국장은 "계절학기 등록금도 반환 소송이 가능한지 문의가 벌써부터 들어온다"며 "소송인단은 지난 12일 기준 74개 대학에서 총 200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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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전남대학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개강일인 16일부터 2주 동안 재택 수업을 진행키로 했다. 이날 광주 북구 전남대 용봉캠퍼스 자연대3호관 203호 강의실에서 온라인 원격 수업 녹화 시연회가 열리기 앞서 강의실이 텅 비어 있다. 2020.03.16. sdhdream@newsis.com
소송전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경우 각 대학들이 감당하게 된다. 대학들의 재정구조를 고려하면 등록금 반환이 가능한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인건비 감축이 될 개연성이 높다.

지난 2018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실이 낸 '사립대학 재정 현황 및 개선방안' 자료를 보면, 지난 2017년 전국 147개 사립대학(전체 사립대 94.2%)은 등록금으로 구성되는 교비회계의 41.5%(7조7151억원)를 인건비 등 보수에 썼다. 장학금은 24.3%, 실험실습비·기자재구입비 등 교육여건은 2.6%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대학들이 가장 큰 재정이 투입되는 정규 교원 및 직원 인건비보다는 비정년트랙 교수나 강사, 비정규직 노동자의 인건비를 줄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정규 교직원 인건비를 깎기 위해서는 대타협을 이뤄지지 않는 이상 의사결정 과정에서 갈등이 뒤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학교육연구소 임은희 연구원은 "인건비를 장학금으로 푼다면 정규직 대신 비정규직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며 "코로나19로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데 기존 사업 목적만을 유지한다면 대학들이 돈을 허투루 쓸 수도 있다. 대학혁신지원사업의 용도 제한을 융통성 있게 풀어주는 게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지적했다.

대학생 대표들도 교육부가 나서서 근본적인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해지 국장은 "고지서상 등록금을 낮추려면 정부에서 일정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며 "근본적으로 국가의 대학 재정지원의 책무성을 높이는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도입으로 해결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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