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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안되고, 전통주 되고…온라인 주류 판매 논란에 "규제 개선해야"

등록 2021.06.10 06:00:00수정 2021.06.10 08:5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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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는 온라인 판매 허용…"와인도 팔고 애플사이더도 구매 가능"

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막걸리도 전통주 분류 안되기도

수제맥주업계 "소규모제조자에게 먼저 온라인 판매 허용해야" 주장

맥주 안되고, 전통주 되고…온라인 주류 판매 논란에 "규제 개선해야"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전통주는 온라인을 통해 간편하게 구입할 수 있는데 맥주와 소주를 비롯해 위스키는 (온라인에서)구입할 수 없다는 것은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습니다."

주류업계에 종사하는 A씨의 얘기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주요 소비 채널이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는 만큼 온라인 주류 판매가 허용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근 편의점에 무인 주류자판기 도입이 추진되자 온라인 주류 판매 허용 논란은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국세청이 지난해 일반음식점에 주류 자판기를 허용한 바 있으며 올해는 산업부가 편의점에 주류 자판기를 도입하는 내용이 담긴 규제 샌드박스를 승인했다.

"주류 소비 촉진으로 인한 국민건강 저해, 청소년 주류 접근성 증가 등 사회경제적 비용을 유발한다"는 식으로 반대를 위한 반대보다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통한 규제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주류업계의 입장이다.

10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판매가 가능한 주류는 전통주로 한정된다. 2017년 정부는 전통주를 보호, 육성하는 차원에서 국가에서 지정한 일부 전통주에 대해 온라인 판매를 허용했다.

주세법은 ▲무형문화재 보유자 및 식품명인이 제조한 술 ▲농업인이 직접 생산했거나 제조장 소재지 인접 시·군·구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주원료로 제조한 지역특산주 등을 전통주로 규정한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모든 막걸리를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지역 쌀로 제조하거나 주류 무형문화재 보유자·식품명인이 제조하지 않은 제품은 전통주로 볼 수 없다는 규제 때문에 온라인에서 판매되지 못한다.

 와인류를 비롯해 의성 애플사이더, 영동 와인 등은 온라인을 통한 구매가 가능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한 지역을 대표해온 다양한 막걸리를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없는 이유다.

온라인 주류 판매가 허용될 경우 호기심이 많은 청소년들의 일탈 행위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주류업계에서는 온라인 채널에서도 핸드폰 인증, 결제 카드 및 계좌 인증을 통해 성인 인증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주류업계는 소규모 맥주 업체를 비롯해 다양한 주종에 대한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는 것이 국내 주류 산업 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 방안이라고 역설했다. 규제로 인해 앞서가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정책을 고수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온라인 주류 판매 시스템은 이미 갖춰져 있는 만큼 전통주의 개념을 더 유동적으로 해석하거나 다른 주종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요구다. 수제맥주업계는 온라인 주류 판매 허용 요구를 가장 적극적으로 반기는 단체다.

수제맥주협회는 "영세한 소규모맥주제조자들이 비대면 시대에 스스로 자생력을 확보하고 생존권을 확보하기 위한 최선의 대책이 소규모맥주제조자에게 온라인 판매를 허용해 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류업계 내부에서도 온라인 주류 판매 규제는 시대착오적인 행정이라는 지적이 쏟아진다. 소비 채널이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 규제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해외 온라인 몰에서는 다양한 주류가 판매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주세법을 통해 온라인 술 판매를 규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성인 인증을 강화하는 등 제도적 장치 보완을 통해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는 것이 맞다"고 의견을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현재 소비자의 온라인 술 구매를 허용하지만 판매는 규제하고 있다"며 "최근 성인 인증을 통해 담배도 일부 온라인 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황인데 술 판매를 금지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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