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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수급 불안' 정부, 접종간격 늘려 '1차접종 확대'…방향성 맞나

등록 2021.08.11 06: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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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부터 화이자·모더나 접종 간격 4→6주

"9월까지 전 국민 70% 1차 접종…감염 억제"

1차접종 후 델타변이 예방 '80%↑' VS '30%'

"중증·사망 예방하려면 고위험군 접종 마쳐야"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지난 9일 서울 시내 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을 맞고 있다. 2021.08.09.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지난 9일 서울 시내 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을 맞고 있다. 2021.08.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정성원 임재희 기자 =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수급 불안정으로 정부가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접종 간격을 한시적으로 6주로 늘렸다. 1차 접종률을 늘려 델타 변이 확산을 막고, 델타 변이에 감염되더라도 중증 또는 사망을 예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감염병 전문가들은 1차 접종률보다는 고위험군의 접종 완료율부터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신 효능을 떨어뜨리는 델타 변이를 1차 접종만으로는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11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오는 16일부터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 2차 접종이 예정된 대상자의 접종 간격이 4주에서 6주로 늘어난다.

대상자는 이달 2차 접종이 예정된 55~59세 등 50대 194만7000여명, 사업장 자체접종 18만4000여명, 지자체 자율접종 2회차 41만여명 등이다. 9월에 2차 접종하는 이들도 6주 간격으로 맞게 된다.

지난 6일 모더나사(社)가 8월 공급량 850만회분의 절반 이하만 공급할 수 있다고 정부에 통보하면서 급작스럽게 간격 조정이 이뤄졌다. 당초 지난 7월 공급 물량도 제때 들어오지 않으면서 50대 접종에 화이자와 모더나를 병행하고, 접종 간격은 4주로 일괄 조정된 바 있다.

당국은 접종 간격을 늘려 오는 9월까지 전 국민 70%의 1차 접종을 마칠 방침이다. 1차 접종만으로도 델타 변이 감염을 예방하고, 감염되더라도 중증·사망을 막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은경 추진단 단장은 지난 9일 "최근 4차 유행으로 미접종자에서 확진자하고 위·중증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델타 변이 대응을 위해선 신속한 접종 완료도 중요하지만, 입원이나 중증 예방을 위해 1차 접종자를 확대하는 것 또한 중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1차 접종의 델타 변이 감염 예방효과에 대해선 상반된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영국 공중보건국(PHE) 의료 역학 자문위원 등이 참여한 연구에 따르면 증상을 동반한 델타 변이 감염 예방 효과는 화이자 1차 접종 이후 35.6%, 2차 이후 88.0%로 나타났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차 30.0%, 2차 67.0%였다.

정식 게재 전인 캐나다 연구에서도 델타 변이 감염 예방 효과는 화이자 1차 접종 14일 이후 56%에서 2차 접종 일주일 이후 87%로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선 1차 접종 이후 중증 예방 효과도 평가했는데 화이자 78%, 아스트라제네카 88%, 모더나 96%로 조사됐다.

델타 변이가 확산한 이스라엘에서는 6월6일부터 7월3일까지 화이자 백신 예방 효과가 종전 95%에서 64%로 떨어졌다고 보건부가 밝혔다. 다만, 입원 예방 효과는 93%로 5월 95%와 비슷했다.
 [서울=뉴시스] 백신 공급 일정 변경에 따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모더나와 화이자 등 mRNA백신 접종 간격을 한시적으로 6주로 연장하기로 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신 공급 일정 변경에 따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모더나와 화이자 등 mRNA백신 접종 간격을 한시적으로 6주로 연장하기로 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전문가들은 1차 접종만으로는 델타 변이에 감염된 고위험군의 중증과 사망을 예방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예방접종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고령자, 만성 질환자의 중증 및 사망을 줄이는 것"이라며 "고위험군인 60세 이상의 접종을 먼저 마치고, 그다음에 위험한 50대의 접종을 마무리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의료계는 통상 감염 예방효과가 50% 이상인 경우 백신이 효능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한다. 그러나 일부 연구에서 1회 접종 후 감염 예방효과가 50%에 미치지 못한다는 결과가 보고되면서 2회 접종까지 빠르게 마쳐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4차 유행 과정에서 예방접종 목표는 확진자를 줄이는 것이기도 하지만, 중환자와 사망자를 줄여서 의료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며 "접종 완료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도 "델타 변이가 전염력이 두 배가량 높고, 중증 및 사망률도 높다는 보고도 나온다. 백신 1회 접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이야기"라며 "중증 환자와 사망자 감소가 목표라면 고위험군 접종 완료율부터 높이는 게 맞다"고 말했다.

mRNA 백신 접종 간격을 6주로 늘린 점 또한 '9월 1차 접종률 누적 70% 이상 달성'이라는 목표에만 집중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에 따르면 접종 간격을 최대 6주 이상으로 늘린 국가들도 원칙적으로는 백신별 정해진 접종 간격이나 유럽의약품청(EMA) 지침에 따라 2회 접종하고 있다. 미국 CDC도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6주 간격으로 접종할 수 있다고 했을 뿐, 미국 내에서도 접종 간격을 준수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9월 1차 접종률 70% 달성을 위해 예방접종전문위원회의 mRNA 백신 접종 간격 최대 6주 권고를 확대 해석한 것 같다"며 "전문위원회는 화이자 3주, 모더나 4주 간격을 지키되 의료기관별 접종 여건, 접종자 개인 사정을 고려해 최대 6주를 권고한 것이지, 6주 접종 확대를 못 박은 게 아니다"라고 했다.

접종 당국은 우선 9월까지 한시적으로 모더나·화이자 접종 간격을 6주로 연장한다.단, 9월에 1차 접종하는 대상자는 10월 백신 공급 상황에 따라 2차 접종 간격이 단축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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