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프롬,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 확대…EU 숨통 트일까
가즈프롬 "유럽 저장고 5곳 가스 공급 계획 승인"
유럽 천연가스 가격↓…유럽 "구체적 계획 필요"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AP/뉴시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재 가즈프롬 본사. 2021.11.10.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이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 확대를 시작했다.
9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가즈프롬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유럽 지하 가스저장고 5곳에 대한 가스 공급 계획을 승인 및 실행했다고 밝혔다.
가즈프롬은 "물량과 가스 수송 경로가 결정됐다"고만 밝히고,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소재 지하 저장고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가스 공급은 지난달 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월 유럽에 가스 공급을 늘리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가즈프롬에 러시아 지하 저장고 가스 주입을 완료한 뒤, 유럽 저장고 공급을 늘릴 것을 지시했다.
같은 날 가즈프롬은 11월8일(현지시간)부터 유럽 공급을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공급은 하루 뒤인 9일(현지시간) 이뤄졌다.
러시아에서 천연가스 3분의1을 수입하는 유럽은 코로나19 대유행 후 경제 회복과 함께 수요가 증가하면서 에너지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제한하면서 상황은 악화됐다. 지난달 중순 유럽 가스 저장량은 겨울 대비 최소 용량 85%에 못 미친 77%에 그쳤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 기준인 네덜란드 TTF 가격은 지난달 5일 ㎿h당 116유로로 급등하기도 했다.
가즈프롬의 가스 공급 확대에 이날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즉시 하락했다. 이날 TTF 12월물은 69.9유로로, 11.6% 급락했다.
시장에선 가스 가격 내림세를 유지하기 위해선 가즈프롬이 유럽 가스 공급 관련 더 구체적인 계획을 밝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에너지 시장 전문가인 티에리 브로스 시앙스포 교수는 프랑스 국제 라디오방송(RFI)에 "중요한 건 유럽이 가스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냐는 것"이라며 "러시아 수출량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에선 러시아가 노르트스트림-2 승인을 위해 의도적으로 가스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에너지를 정치적 무기로 이용한다는 지적에 대해 "완전한 헛소리"라고 반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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