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is

  •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싱어송라이터 안다영 "저는 완벽한 사람은 아니에요"

등록 2022.01.14 16:19:12수정 2022.01.14 17:42:5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기사내용 요약

밴드 '끝잔향'과 다른 결의 솔로 작업으로 호평
2020년 정규 1집 '안티 히어로'·작년 EP '버닝 레터' 주목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안다영. 2022.01.14. (사진= 안다영 측 제공)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싱어송라이터 안다영이 있어 다행이다. 그녀의 음악은 천국과 지옥, 즉 양가적 감정을 동시에 품는다. 그 혼동이 혼란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불가해한 삶을 앓고 열이 잔뜩 오른 우리의 삶에 해열제가 된다.

안다영이 지난해 10월 발매한 EP '버닝 레터(Burning Letter)'가 그런 경우다. 그녀는 이번 앨범을 '갈증에 대한 이야기'(narrative about thirst)라고 축약했다. 그녀가 갈증을 느낄 때마다 써내려간 이야기·음악이 우리의 목마름을 해소시켜줬다.

안다영이 세상, 어떤 개인, 대중을 바라보며 느꼈던 것들을 말하듯이 적어내려간 문장들이다. 그녀의 솔로 정규 1집 '안티히어로'(ANTIHERO)(2020)가 그녀의 모습을 주로 기록했다면, '버닝레터'는 안다영이 아닌 다른 것들에 대한 안다영의 기록이다.

안다영은 서면 인터뷰에서 그 기록은 대중이 됐든, 세상이 됐든, 어떤 한 사람이 됐든 자신의 메모장 안에서만 살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렇게 '부치지 않은 일종의 편지'가 됐다. "이를 음악으로 만들고 세상으로 내보내게 되는 순간 전하는 일이 쓸모없는 편지가 됐다고 판단해 버닝레터라는 이름을 지었어요."

다음은 안다영과 나눈 일문일답.

-'버닝레터'는 다영 씨에게 전환점이 됐던 '안티히어로' 이후 1년 만의 앨범이었습니다. '안티히어로'는 다영 씨에게 어떤 의미였고, 이번 앨범에 어떤 영향을 줬나요?

"그 때 그 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기면 만들고 해소하는 편에 더 가까웠는데요. 솔로 정규 1집은 밴드와는 반대로 오롯이 스스로의 선택과 결정의 연속이었고, 선택에 점점 더 무게가 실렸어요. 발매를 앞 둔 말미에는 다소 경직될 수 밖에 없었고요. 힘이 실렸다는 표현이 좀 더 적합할 것 같습니다. 1집에서의 내 모든 말을 세상이 다 알아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어요. 그런데 결국에 모두가 보고 듣는 것은 결과적으로 여과되기 마련이라고 생각했고, 1집을 통해 배운 건 그거였어요. 그래서 서사는 1집보다 간결하되, 음악적으로 조금 더 친숙한 음악을 만들어 볼까를 고민했고, 좀 더 팝적인 접근을 시도해보고자 했던 것 같아요."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안다영. 2022.01.14. (사진= 안다영 측 제공)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버닝 레터' 수록곡 '불행이 우리를 삼키려 할 때 내 사랑은 가장 영원해요' 서사는 모순된 상황이 계속 맞물리고 이질적인 단어들이 계속 부딪히는데, 멜로디는 서정적이라 묘한 느낌입니다.

"당시 제게 지속적으로 흐르던 마음이 있었고, 그와는 반대되는 불온함이 제 삶에 툭 던져진 때였어요. 파동이 꽤나 긴 시간이었죠. 그것을 적당히 해소하고 넘어 갈 수 있을 방법을 마땅히 못 찾았었어요. 발매할 목적과는 무관하게 솔직한 가사를 만들고, 멜로디를 만들고 나니 해소가 되더라고요. 제 마음의 물성을 꼭 닮은 옷을 찾은 것 같았어요. 그래서인지 '버닝레터'의 수록곡 중 가장 들키고 싶지 않은 공간에 있는 마음을 담은 노래예요. 그것이 의미하는 건 가장 솔직하다는 거에요. 모순되고, 이질적이고, 노래를 설명하는 어떤 텍스트가 올 지 전혀 예상없이 마음의 해소를 위해서 손이 가는대로 만든 음악이에요."

-또 다른 수록곡 '걸작'은 제가 느끼는 안다영 씨의 평소 화법, 즉 그로테스크한 자조가 묻어났습니다.

"'걸작'은 '안티히어로' 발매 직후 만든 노래예요. 저는 세상이나 사람에 대한 관심보다 관찰하는 일을 즐기는 편인데요. 언젠가 사람이 사람을 판단하는 양상이 절대적이라고 느껴졌어요. 마치 절대악과 절대선으로 구분하는 듯했고요. 이 지점은 '안티히어로'에서의 서사와 충돌하는 지점이기도 해요. 사람을 쉽게 평가하고, 해석을 한다고 느꼈어요. 마치 하나의 작품을 평가하는 것처럼요. 저는 보여지는 모습과 평범한 나의 분리가 확실한 축에 속한다고 생각하는데, 언젠가 나라는 개인도 하나의 작품처럼 평가당할 수 있겠구나 싶더라고요. 그러기에 사실 저는 완벽한 사람은 아니에요. 그래서 가사를 먼저 쓰고 멜로디를 붙여 만들었어요."

-또 다른 수록곡 '먹이'는 가사도 좋았지만 사운드적인 측면에서 완성도가 높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곡은 어떤 부분에 집중을 하셨나요?

"먹이는 글로잉독('버닝 레터' 공동 프로듀서)과 함께 프로듀싱을 하기 전부터 송라이팅-어레인지가 확실히 정립돼 있던 노래였어요. 냉소적이고 거친 가사의 물성이 음악에도 반드시 드러나야 한다고 생각한 곡이었고, 다만 사운드가 정리가 되어있지 않은 편이었죠. 글로잉독이 더 나은 방향으로 사운드의 디자인을 제안해줬고, 발전시켜줬어요."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안다영. 2022.01.14. (사진= 안다영 측 제공)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마지막 트랙 '스웨어 투 갓(Swear To God)'은 영어 노랫말입니다. 영어 가사는 다영 씨에게 낯설지 않은 부분인데, 이번 영어 노랫말 노래가 이전에 곡들과 다른 부분이 있나요?

"아무래도 이전 영어 노래는 여과에 여과에 여과를 거친 결과물이었다고 한다면, '스웨어 투 갓'은 그들보다는 좀 더 친절한 편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버닝레터'는 어느 정도 팝의 기조를 가져가려 한 음반이었는데요. '스웨어 투 갓'은 그 흐름을 가장 자연스럽게 탄 음악이었습니다. '안티히어로' 발매 후 어떤 매체에 제 음반이 R&B 음반으로 분류돼 있는 걸 본 적이 있는데 나름 신선·신기했거든요. 안다영이 팝-R&B의 음악을 만든다면, 어떤 모습일까 상상하며 만든 음악이기도 합니다."

-이번 앨범 역시 커버 아트워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요.

"'버닝(Burning)'이라는 의미가 가진 물성을 이용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렇다보니 단순하게 '불'의 이미지를 떠올려보게 됐고요. 촛농 질감으로 만든 드레스는 불에서 파생된 이미지예요. 저라는 작업자 자체가 직관적이기보다는 비트는 것을 즐기는 타입이기도 한데, 다행히 그 과정에서 디렉터와 교류가 잘 됐어요. 전체적인 음반의 무드가 건조하고 자조적인 편이었기 때문에 모노톤의 이미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느꼈고요." 

-'안티 히어로'를 거쳐 이제 누군가에게는 히어로, 즉 힘든 세상을 구원해줄 위로자, 치료자가 된 듯합니다.

"저는 여전히 저를 자유롭게 만들 수 있고, 음악을 만들 때 만큼은 가장 순수한 나를 발견할 수 있기에 음악을 한다고 생각해왔어요. 그런데 음악을 들으시는 분들이 많아질수록 좋은 음악을 선사해야한다는 부담이 없다면 그건 거짓말일 것 같아요. 그렇다고 모종의 타협으로, 저는 한 번도 제가 듣고 싶지 않은 음악을 만든 적은 없어요. 하지만 음악을 대하는 태도에 추가된 것이 있다면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고, 누군가를 무고하게 해치지 않는 가사를 써야겠다는 것이에요. '안티히어로'의 타이틀인 '원래 그런 사람'엔 비속어가 포함돼 있는데요. 발매 후에 내 노래를 돌아보며 '내 노래가 어떤 사람들을 아프게 하는 무기가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더 나은 사람, 나은 작업자가 돼야지라는 책임은 보다 더 강하게 느껴요. 작업에서 절대 간과하지 않게 된 부분이기도 하고요. 어떻게 살지는 스스로 정할 수 있는 거니까요."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버닝 레터' 커버. 2022.01.14. (사진= 안다영 측 제공)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안다영은 '제23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2012) 금상 수상자다. 이 대회 입상자들의 프로젝트팀 '유어스(YOOERS)'로 대중과 소통을 시작했다. 2014년 첫 솔로 EP '웨이브스, 스모크, 리버(waves, smoke, river)'를 발매했다. 2016년 안다영 밴드로 '올해의 헬로루키' 특별상을 받고, K-루키즈에 선정되며 두각을 나타냈다. 2017년 이 밴드는 인디 신에 마니아를 보유하고 있는 '끝없는잔향속에서우리는'(끝잔향)이라는 팀으로 다시 태어났다.

-솔로와 끝잔향의 음악은 확실히 달라요. 끝잔향 안다영과 솔로 안다영의 가장 큰 차이점 또는 차별점은 무엇일까요?

"이 부분은 저도 참 궁금한 부분인데요. 왜냐면 저는 특별히 명확한 차이를 두며 작업하지는 않았거든요. 다만 끝잔향의 경우, 음악을 만들 때에는 민주적인(?) 편이라 각자 연주하는 악기의 사운드에 연주자의 취향, 그가 음악을 읽는 방식 등 독자적인 본질이 상당히 많이 반영돼 있어요. 솔로 작업을 할 때에는 좋아하는 톤이나 사운드를 모든 악기에 여과없이 선택해 만들 수 있고요. 솔로 작업을 할 때의 안다영은 제 이름이 되지만, 끝없는잔향속에서우리는의 안다영은 끝잔향을 만드는 부품이 되는 정도이지 않을까요? 그마만큼 끝잔향은 네 명이 만드는 다른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끝잔향도 머지않아 새 음악을 내놓을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끝잔향이 다시 어떤 활동을 시작한다면, '그 시작이 공연이라면 좋겠다' 정도의 이야기만 발전된 상태예요. 끝잔향의 귀추를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에요. 개인적으로는 근래 음악을 바이럴함에 있어 시스템과 방식이 다들 비슷한 플롯으로 행하고 있다는 점에 지루함을 느끼기도 해요. 하나의 고민을 던져주는 지점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안팎으로 밸런스를 유지하되, 재미를 더해줄 요소가 없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개방적일 수도 있겠고, 반대로 폐쇄적이라고 느끼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무얼 선택하던 끝잔향은 재미와 흥미가 언제나 첫 번째 모토였어요. 2년 여 정도의 시간이 흘렀지만, 모두가 변함없이 원하는 점은 재미더라고요. 그래서 어떤 모습이 될 런지는 아직 예상하긴 어렵지만, 우리가 관심을 두는 것들을 과감없이 표현해볼 예정입니다."

-솔로 작업에서 프로듀서 글로잉독과 협업도 빼놓을 수 없을 거 같아요.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안다영. 2022.01.14. (사진= 안다영 측 제공)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글로잉독과는 개인적으로는 꽤 오랜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사람이고, 작업자로서는 정말 스마트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저와는 문법이 다르다고 느꼈어요. 저는 좀 더럽고 이성보다는 감각에 예민할 때가 많거든요. 그런데 서사의 교류가 가능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음악을 단순히 기술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이데아를 이해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글로잉독은 그 점이 가능한 작업자일 것 같다는 믿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양가적인 감정을 갖고 그들을 대립시키며 끝까지 전투적으로 싸우던 다영 씨가 저는 좀 더 유해졌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2021년을 돌이켜보면 내 음악의 영역이 어디까지 범할 수 있는지 실험해보는 정도의 단계였어요. 그리고 좋은 동료들의 제안이 있었고, 협업에 응하면서 오히려 제가 닫혀있던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애초에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정하는 게 아니라, 어디든 갈 수 있었다고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시야를 넓혀가면서 스스로에게 과하게 엄격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모두에게 유하고 친절한 사람이지만, 스스로에게는 굉장히 엄격한 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음악을 만들 때는 모두에게 엄격하고요.) 아직도 제 마음의 골짜기에는 언제나 많은 생각들이 싸우다 죽고, 다시 태어나고 그런데요. 이제는 자신에게 좀 더 믿음을 불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요."

-코로나19는 모두에게 가혹했지만 특히 공연이 생계랑 직결되는 인디 가수들에게 더 가혹했습니다.

"3D가 2D로 전환되기 아주 쉬워진 상황에 놓여졌다는 것이 특히나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해요. 물론 이를 통해서 새로운 산업이 생겨나고, 매체가 늘어났다는 건 장기적으로는 좋은 신호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긴해요. 코로나19 시기에 제가 '안다영'으로 참여한 공연은 3번이었는데요. 3번의 공연 중 1번은 스트리밍 라이브, 2번은 솔로 어쿠스틱 셋으로 참여했어요.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무대에서의 저는 동물적인 감각을 가진 사람이에요. 공연이 선사하는 통제되지않는 시간을 사랑하고요. (네이버문화재단의 인디 뮤지션 창작 지원 사업인) 온스테이지를 준비하던 모습은 공연을 준비할 때와 흡사한 과정을 가지고 있는데요. '몸이 느끼는 감각에 느슨해져선 안되겠다'라는 다짐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만큼 무대가 나를 자유롭게 한다는 사실을 한번 더 깨닫게 되고, 고민이 있다면 내가 생각하는 좋은 음악, 좋은 무대를 만드는 과정, 그것들이 잘 담길 수 있을만한 요소 하나하나를 요리 하기 전 미리 칼을 가는 것 처럼 생각해보고 있어요."

-계획 중인 공연이 있다면요.

"저는 누군가와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야 할 때, 사람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우리는 로봇이 아니고 사람이며, 제가 하려는 일은 사람이 해야만 하는 일이거든요. 온스테이지를 준비하면서 저와는 개별적으로 가깝게 지내지만 각기 연주자들(드럼 신동훈, 베이스 이건석, 기타 허세과, 키보드 동수)이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는 아니었어요. 밴드 멤버가 아닌 세션 연주자를 섭외하는 일이 정말 오랜만의 일이었기 때문에 내심 고민을 했죠. 기술적인 부분은 말 할 필요없고, 다행히 모두가 제 음악에 애정을 가져줬고, 더불어 제가 생각한 것 보다 서로 가까운 사이가 됐더라고요. 저는 누군가가 저와 함께 하는 시간이 즐거운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온스테이지 촬영 후 세션 멤버 한 명이 공연도 해보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던져줘서 정말 기뻤어요. 그래서 가능하다면 올 해 안다영의 공연을 착수해볼까 가볍게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제 자유를 위한 사심도 있고요!"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많이 본 기사

이 시간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