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is

  •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공수처, '채용' 이유로 요양급여 내역 요청…법조계 "과하다"

등록 2022.01.24 18:40:41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기사내용 요약

공수처, 지난해 요양급여 내역 194건 요청
공수처 "수사 아닌 검사·수사관 채용 목적"
법조계 "채용검진 아닌 개인정보 조회 과해"

associate_pic

[과천=뉴시스] 정병혁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1주년인 지난 21일 오전 김진욱 공수처장이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2022.01.21. photo@newsis.com

[과천=뉴시스] 고가혜 하지현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검사 등 인력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의 질병내역 확인을 목적으로 건강보험공단에 개인정보 제공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통상의 범위를 벗어난 과도한 정보수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실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공단)을 통해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공수처·검찰·경찰·국정원은 공단에 총 211만7190회 자료제공을 요청했다. 이중 경찰은 185만9875건, 검찰은 25만5696건, 국정원은 1423건, 공수처는 196건을 조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에서 공단은 ▲정보주체로부터 별도의 제공동의를 받은 경우와 ▲범죄의 수사와 공소의 제기 및 유지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수사기관은 직장명을 확인할 수 있는 '자격 내역'을 발급받아 대상 인물이 어떤 회사에 다니는지 파악한다고 한다. 또 개인의 병원진료 내역 등이 담긴 '요양급여 내역'을 받아 보험사기 여부를 파악하거나 신병확보를 하려는 수사대상의 근거지를 파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보험사기같은 사건을 다루지 않고 체포영장을 청구한 경우도 2회에 그친다. 그런데 공수처가 요청한 196건 중 194건은 병원진료 내용 등이 담긴 '요양급여' 내역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공수처 측은 "공수처가 2021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제공받았다고 보도된 196건은 수사목적이 아닌 검사, 수사관 선발을 위해 채용 목적으로 요청한 자료"라고 전했다. 공수처에서 검사나 수사관 등을 채용할 당시 질병 내역 등을 확인하기 위해 자료제공을 요청했다는 취지다.

또 공수처는 "조회 건수 역시 건강보험공단에서 조회했으나 요양급여 내역이 없는 인원이 건수로 포함되는 등 다소 부정확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지난해 4월5일 공수처에서는 116명의 요양급여 내역을 요청했고 공단에서 102명은 관련 내역이 없다며 14명에 대한 자료만 회신했지만, 자료에는 102명도 모두 수치에 포함돼 있는 등 부정확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 공수처 측 설명이다. 다만, 공단 측은 내역이 없었어도 이들에 대한 조회를 실시한 것은 맞기 때문에 수치에 포함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공수처에서 임용과 관련해 (자료제공 요청이) 온 것이 맞고, 공단 내 개인정보심의위원회에서 해당 내용을 검토한 뒤 자료제공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로부터 본인제공 동의서를 보내왔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공수처의 자료제공 요청에 과한 부분이 있다고 말한다. 사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는 자체 채용 건강검진을 통해 지원자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반면, 공수처는 수사기관만 갖고 있는 고유한 권한을 이용해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요청했다는 것이다.

2016년부터 수사기관의 무분별한 개인정보 취득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임용 지원자에 대한 공수처의 요양급여내역 조회는) 통상적이지 않은 것 같다. 납득이 잘 안 되는 상황"이라며 "통신자료 조회와는 또 다른 문제인 것 같다. 구체적인 상황을 밝혀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양 변호사는 "반드시 수사를 목적으로 할 때만 자료를 제공하게 돼 있는 것은 아니고, 채용을 전제로 (조회를) 한 것이니 (지원자들이) 동의를 했을 수도 있다"면서도 "채용에 응했다고 해도 건강보험 자격이 아닌 요양급여 내역을 받아 어느 병원을 어떻게 갔는지까지 확인한다는 것을 알고 동의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아울러 "건강보험공단의 실무자로서는 수사기관에서 요청이 오니 디테일한 검토 없이 제공했을 수도 있다"며 "공수처가 병약한 사람을 뽑지 않기 위해 노력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왜 그렇게까지 했는지 잘 이해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과거 법무부에서도 검사 임용 당시 지원자와 가족들까지 전과 조회 등 개인정보 조회를 하곤 했는데 그것을 관행일 뿐 원칙적으로는 하면 안 되는 것"이라며 "이런 민감한 정보의 경우 최근 들어 덜 조회를 하려고 하는 편"이라고 했다.

이어 "지원자들이 동의를 했다고는 하지만 지원자 입장에서는 (채용 과정에 있으니) 동의를 안 할 수가 없는 상황 아니었겠느냐"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gahye_k@newsis.com, judyha@newsis.com

많이 본 기사

이 시간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