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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확진자 정보 유출, 공무비밀 누설은 아냐" 첫 판단

등록 2022.05.2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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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공무원들, 확진자 정보 유출한 혐의 기소
법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만 유죄
"확진자 정보는 공무원 직무상비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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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달 1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 11일부터 신속항원검사가 중단된다는 안내문이 놓여있다. 2022.04.10. livertrent@newsis.com <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 관련 없습니다>


[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자의 인적사항이 담긴 문건을 외부로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공무원들을 공무상비밀누설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확진자 등의 개인정보를 공개해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감염병 예방에 필요한 정보일 수 있어 직무상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기소된 A씨 등 4명의 상고심에서 일부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충남의 한 군청 공무원인 A씨 등은 2020년 1월 코로나19 확진자의 개인정보가 담긴 문건을 가족들에게 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군청 내 감염병 담당 부서에서 근무하던 A씨는 보건소가 작성한 '코로나19 감염증 관련 보고' 문건을 입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문건에는 확진자의 성별, 나이, 가족관계뿐 아니라 접촉자의 개인정보도 기재돼 있었다.

A씨는 이를 촬영해 자신의 배우자에게 보내는 한편, 같은 부서 공무원들도 이를 넘겨받아 각각 자신의 가족들에게 전송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에게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뿐 아니라 공무상비밀누설 혐의까지 적용했다. 확진자와 접촉자의 개인정보가 담긴 문건이 직무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법원은 A씨 등의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형법 127조에 따라 공무원이 직무에 관한 법령에서 비밀로 규정·분류된 직무상비밀을 외부에 알리면 공무상비밀누설죄로 처벌받는다. 법에서 규정되지 않은 것 중에는 외부에 알릴 경우 국가 기능을 위협하는 내용들도 직무상비밀에 해당한다.

그런데 확진자와 접촉자의 개인정보는 직무상비밀로 보기 어렵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이를 공개한다고 해서 코로나19 예방과 관리를 위한 국가 업무에 지장이 초래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오히려 확진자와 접촉자의 주거지 및 직장은 감염증 예방에 필요한 정보라는 점도 언급됐다. 당시 해당 지역에 접촉자가 거주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상황에서, 부정확한 정보가 주민들을 더 불안하게 할 수 있었다고도 했다.

1심은 "확진자와 접촉자의 인적사항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 것에 상당한 이익이 있어 비밀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라며 "이로 인해 감염병 예방 및 관리 등에 관한 국가의 기능이 위협받는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 판결했다.

다만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국민 모두가 코로나19 사태로 예민한 시기에 개인정보가 유포됨으로써 정보주체들이 상당한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A씨 등에게 각각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2심도 혐의 유무에 대한 판단을 유지하는 한편, 문건을 가족들에게 전송한 뒤 삭제한 점을 고려해 A씨 등에게 벌금 1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한편 코로나19 확진자 등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의 판단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erleade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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