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증거로 아내의 건강검진결과서 제출…사문서 부정 행사?

[인천=뉴시스] 이루비 기자 = 아내의 건강검진결과서를 이혼사건 담당 재판부에 제출해 사문서를 부정 행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4단독(판사 윤민욱)은 사문서부정행사 혐의로 기소된 A(41)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지난 2017년 12월19일 이혼소송 중이던 A씨는 아내 B씨의 건강검진결과통보서를 이혼사건 담당 재판부에 증거자료로 제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같은해 11월20일 A씨는 인천 강화군에 있는 주거지에서 '본인 외 개봉금지' 문구가 표시된 아내 B씨의 건강검진결과통보서를 수령해 개봉했다.

건강검진결과서에는 "B씨가 대사증후군 주의군에 해당한다"는 내용이 있었고, A씨는 가정파탄의 원인이 B씨에게 있다는 증거로 이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재판부는 "부정행사란 사용할 권한이 없는 자가 문서명의자로 가장 행세해 사용하거나 본래의 작성 목적 이외의 다른 사실을 직접 증명하는 용도에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며 "건강검진결과통보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관리안내문일 뿐이므로 사용권한자와 용도가 특정된 사문서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 "피고인이 법원에 이 건강검진결과서를 증거로 제출한 행위가 사용 권한이 있는 것처럼 가장해 부정한 목적으로 행사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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