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소아과에 킹크랩 오픈런?…'네고' 아닌 '가격 협상'[우리말로 하자㉒]

등록 2023.10.21 05: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국내 첫 슈프림 스토어 오픈날인 지난 8월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슈프림 도산점 앞에서 시민들이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3.08.19.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국내 첫 슈프림 스토어 오픈날인 지난 8월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슈프림 도산점 앞에서 시민들이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3.08.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이마트가 '반값 킹크랩'을 내놓자 '오픈런' 10분 만에 매진됐다. 고객들은 영업점이 문을 열자마자 수산물 매장으로 달려갔고 킹크랩은 금세 동이 났다.

#이른바 '소아과 예약 대란'이다. 잇따른 폐업으로 소아과 수가 줄어들면서 부모들의 속은 타들어간다. 밤새 열이 난 아이를 데리고 아침 일찍 소아과 '오픈런'을 해도 몇십명 대기줄은 기본이다.

'오픈(open)'과 '런(run)'의 합성어로 매장이 문을 열면 바로 달려간다는 뜻의 '오픈 런(Open run)'을 기사에서 자주 접할 수 있다. 백화점 명품 매장이나 인기 음식점 등이 문을 열기 전부터 사람들이 줄지어 기다리는 것을 가리킨다.

국립국어원은 이 단어를 '개장 질주', '개점 질주'의 우리말로 바꿔쓰도록 하고 있다. 이른 시간부터 '구매 줄'이나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고 풀어쓸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오픈 런'은 끝나는 날을 정해 놓지 않고 무기한으로 하는 공연을 뜻하기도 한다. 브로드웨이 최장기 공연이었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지난 4월 막을 내렸지만, 런던 웨스트엔드에선 37년째 오픈 런을 하고 있다. 이는 '상시 공연'으로 쓸 수 있다.

매장에 직접 줄을 서기도 하지만, 온라인 쇼핑도 활발하다. 홈쇼핑과 비슷한 형태로 휴대폰으로 간편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라이브 커머스(Live commerce)'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인터넷 생방송을 통해 판매자와 소비자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물건을 사고파는 것을 말한다. 이 단어는 '실시간 방송 판매'로 쓰도록 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단어로 온라인을 이용한 '이 커머스(E-commerce)'는 '전자 상거래', 누리소통망(SNS)을 이용한 '소셜 커머스(Social commerce)'는 '온라인 상거래'나 '공동 할인 구매', '리커머스(Recommerce)'는 '재거래'로 쓸 수 있다.

또 중고 거래에서 흔히 '네고'라는 말을 볼 수 있다. 빠른 구매를 할 경우 '네고가 가능'하다거나, 일절 '네고 불가'라고 적혀 있다. 치킨 같은 먹거리부터 화장품까지 기업들을 찾아가 네고를 해서 할인 행사를 이끄는 웹예능까지 나왔을 정도다. '네고(Nego)'는 협상(Negotiation)에서 파생된 신조어로, 거래를 하며 가격을 조정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말로 '협상', '가격 협상'으로 바꿀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