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빌려줘"…선원과 마약한 갑판장 협박·잠적, 실형

기사 중 특정 내용과 무관. 뉴시스DB

[인천=뉴시스] 이루비 기자 = 인천 연평도에서 선원과 함께 마약을 투약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갑판장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함께 마약을 한 선원에게 "돈을 빌려주지 않으면 경찰에 알리겠다"며 협박하고, 수사기관에 자진출석을 통보한 뒤 20여일간 잠적하기도 했다.

인천지법 형사10단독(판사 현선혜)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갑판장 A(49)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고 28일 밝혔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선원 B(45)씨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와 함께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40시간의 약물치료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8월19일 오후 인천 옹진군 연평면의 한 민박에서 B씨와 함께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마약 투약 후 B씨에게 "150만원을 빌려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돈을 빌려주지 않으면 경찰에 마약 투약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했다.

이에 B씨는 같은달 21일 인천 중부경찰서를 찾아 "A씨의 권유로 호기심에 함께 필로폰을 투약했다"고 자수했다.

경찰은 당일 A씨에게 연락했고, A씨는 "오늘 육지로 나가는 배가 없으니 다음날 중부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받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A씨는 같은날 오후 여객선 편으로 연평도를 빠져나온 뒤 그대로 잠적했다.

추적에 나선 경찰은 잠적 27일 만인 지난 9월16일 전남 목포시의 숙박업소에서 A씨를 검거했다.

현 판사는 "A씨는 마약범죄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데도 재차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다"면서 "비난 가능성이 크고 재범 위험성이 높아 보이는 점은 불리한 정상"이라고 판시했다.

다만 "A씨가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재범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고 있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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