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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성장 높여도 물가는 그대로?…높아진 금리 인하 기대

등록 2024.05.23 16:42:32수정 2024.05.23 18:5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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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금통위 비둘기파 해석에 채권 강보합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 참석하며 머리를 쓸어 올리고 있다. 2024.05.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 참석하며 머리를 쓸어 올리고 있다. 2024.05.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한국은행이 5월 기준금리를 11회 연속 묶었다. 이창용 총재가 "물가 목표 수렴 확신에 시간이 걸린다"며 금리 인하 논의 선 긋기에도 시장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는 높아졌다.

1분기 깜짝 성장률 달성에 따라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큰 폭으로 상향 조정하면서도, 물가 전망치는 그대로 제시했다는 점에서다.

한국판 점도표를 통해 3개월 후 금리 인하 주장이 3차례 연속 나온 점과 함께 "트렌드가 되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는 이 총재의 발언도 영향을 미쳤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5%에서 동결했다. 지난해 2월에 이어 11차례 연속 동결로 금통위원 전원 일치 결정이다.

이 총재는 금리 동결의 주요 배경으로 물가 불확실성을 우선 꼽았다. 그는 모두 발언을 통해 "성장세 개선과 높아진 환율로 앞으로의 물가 흐름이 지난 2월 전망경로를 소폭 상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하면서도 물가 전망치를 높이지 않았다는 점은 시장에서는 연내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읽혔다.

한은은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2.1%)보다 0.4%포인트 높인 2.5%로 제시했다. 다만 올해 물가전망치는 2월 제시했던 2.6%를 그대로 내놨다.

통상 강한 성장세는 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한은은 물가 전망치를 높이지 않으면서 금리 인하의 명분을 남겼다는 해석이다.

이 총재는 기자 간담회를 통해 "성장률 상향이 순수출 증가에 상당부분 기인하고, 완만한 소비 회복세, 정부 대책 등이 물가 상방 압력을 제한해 연간 전망치를 조정할 정도는 아니다"고 언급했다.

만장일치 동결에도 세부 의견이 엇갈렸다는 점도 연내 인하 기대를 높이는 요소다. 한국형 점도표에서 금통위원 5명 중 1명은 3개월 인하 의견을 보였다. 지난 2월 부터 3회 연속 인하 주장이 등장했다.

이 총재는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위원은 물가 압력에도 내수 회복세가 상대적으로 완만하고, 물가 상승률 둔화가 예상되며 파급 시차를 고려해 선제적 인하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한 "(물가상승률) 2.3~2.4%까지 기다렸다가 하려면 12월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그럴 수는 없고, 트렌드가 되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는 톤과 궤를 같이 한다"고 말한 점도 연내 인하를 시사했다고 해석됐다.

실제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각국은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칠레와 체코, 헝가리 등은 연초부터 금리를 낮추고 있고, 스위스는 3월, 스웨덴은 이달 초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영국과 유럽중앙은행(ECB)도 6월 금리 인하를 시사한 상태다.

금리 인하에 대해 정상화라고 표현한 점도 비둘기파(금리 완화 선호)적으로 해석됐다. 이 총재는 "물가가 안정된다고 확신되면 그것(금리)을 정상화 시키는 작업은 시작해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개월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위원의 주요 근거는 내수 둔화"라면서 "1분기 성장률 발표 후 해당 위원이 '사라질 가능성'을 우려했지만, 인하 의견을 유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내적으로는 금리 인하의 조건들이 갖추어지고 있으며, 금통위는 인하의 마지막 퍼즐인 연준의 인하 신호를 대기하고 있다는 기존 의견 유지한다"며 한은의 8월 첫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이번 금통위는 전반적으로 예상보다 비둘기파적"이라면서 "불확실성 요인들로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졌지만, 한은이 여전히 통화정책 정상화의 의지를 열어뒀다"고 봤다.

시장은 즉각 금리 인하 기대에 반응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 기준 서울 채권시장에서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장대비 1.5bp 내린 3.432%에 거래를 마쳤다.

5년물은 0.9bp 하락한 3.432%를 기록했다. 3년물과 10년물은 각각 0.8bp, 1.2bp 떨어진 3.401%와 3.466%로 장을 마치며 강보합을 보였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는 전일대비 0.5원 내린 1362.4원에 거래를 마치며 보합세를 보였다. 장중 최고가는 1367.5원, 최저가는 1361.6원에 거래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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