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고 맛난거 먹자 했는데"…수류탄 사고 훈련병 母 절규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21일 세종시에 위치한 육군 제32보병사단 정문으로 응급차가 나오고 있다. 이날 육군 3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수류탄 투척 훈련 도중 수류탄이 터져 훈련병 1명이 숨지고, 간부 1명이 중상을 입었다. 2024.05.21. [email protected]
훈련병의 모친인 A씨는 23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를 통해 "고통 속에 아들의 장례를 치르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A씨는 "하늘나라로 간 32사단 훈련병 엄마"라면서 "군 생활이 할만하다, 훈련도 받을만 하다고 해서 다음 주에 만나 맛있는 것 먹고 영화도 보자는 말에 '좋아요' 했던 우리 아들을 이제 다시 볼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제발 꿈이었으면 좋겠다. 하나뿐인 아들을 (잃다니)"라며 "목소리에서 제법 군인다운 씩씩함이 느껴졌던 아들을 보고 싶다고 빨리 만나고 싶다고 했더니 '힘내시라며 다음주에 볼 수 있으니 조금만 참으라'며 '저도 힘낼게요'라고 했던 우리 아들이 왜 이렇게 됐을까요"라고 허망해 했다.
A씨는 또 "얼마나 무섭고 힘들었을까, 어쩌다 이렇게 처참하게 먼저 떠나야 하는지 누구를 원망해야 할까"라면서 "나라에 부름을 받고 입대한 우리 아들이 왜 이런 위험에 노출됐고 사고로 이어졌는지, 그 순간 얼마나 두려웠을지 아들이 보고싶어 아들을 따라 같이 가고 싶은 심정"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이 비통함을 어찌 말로 할 수 있겠나"며 "같이 훈련 받았던 어린 훈련병들이 부디 트라우마 없이 자대로 갈 수 있도록 조치해주길 바란다. 사랑하는 우리 아들 마지막까지 잘 보내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1일 세종시에 위치한 육군 제32보병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 도중 수류탄이 터지면서 훈련병 1명이 숨지고 소대장 1명이 다쳤다. 군사 경찰과 민간 경찰은 목격자와 현장 CCTV를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