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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물원, 폐사한 시베리아 호랑이 태백이 박제 방침 재확인

등록 2024.06.13 08:37:16수정 2024.06.13 08:4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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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해 '자연사의 기록'이자 '국가자연유산'으로"

[서울=뉴시스]호랑이 태백이. 2024.05.23. (사진=서울동물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호랑이 태백이. 2024.05.23. (사진=서울동물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서울대공원 동물원은 폐사한 멸종 위기 1급 시베리아 호랑이 태백이를 박제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밝혔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대공원 동물원은 지난 10일 민원·제안 통합관리 시스템인 '응답소'를 통해 '태백이 박제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민원에 대한 답변을 내놨다.

동물원은 민원인에게 "귀하의 제안은 태백이가 죽음 이후에도 자유롭도록 화장해 자연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제안하신 말씀이라고 생각된다"며 "서울대공원은 많은 사랑을 받았던 태백이의 죽음을 너무나 안타까워하고 사후에도 평안하게 영원히 자연 속에서 함께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동물원은 "하지만 태백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태백이 본연의 모습을 온전히 보존한다면 먼 미래(수백년 또는 일천년 후)에 우리 인류의 후손들이 과거의 역사를 돌아볼 때 '자연사의 기록'이자 '국가자연유산'으로 소중하게 기억하게 되리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또 "표본은 사진이나 영상으로는 대체할 수 없는 실물로서의 기록이다. 표본은 생물학적, 역사적 기록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수많은 표본들이 축적되면서 그 자체가 자연사의 재료가 돼 전시·교육 분야와 자연 연구 분야의 미래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또 멸종위기 동물들의 종 보전을 위해 동물의 생태적 모습과 유전정보(DNA)를 후대에게 전달하는 중요한 자료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동물원은 또 "최근에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표본을 통해 그 동물이 당시 살았던 서식지와 어떤 먹이를 즐겨 먹었는지까지 밝혀낼 수 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동물원은 "그러므로 표본은 먼 미래(수백년 또는 일천년 후) 후대 과학자들의 연구 자료로 활용될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며 "그리고 그 연구를 통해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한 마리라도 더 구할 수 있다면 표본을 보존하는 일은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동물원은 지난 4일에는 태백이 폐사 원인 검사 결과를 공개했다.

동물원은 "조직병리검사 결과 주요 폐사 원인은 서울대공원 자체적으로 실시한 임상진단 및 부검 시에 육안으로 관찰된 담관 및 간 기능 저하 소견과 일치하는 담관의 심한 섬유화 및 협착과 간 지방증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시베리아호랑이를 비롯한 모든 동물에 대해 세심한 상시 관찰로 건강 관리에 최선을 다해 동물들의 질병과 안타까운 죽음을 막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태백이는 지난 4월19일 폐사했다.

2018년 5월2일 백두, 한라, 금강과 함께 4남매로 태어난 태백이는 맹수사에 있는 시베리아 호랑이 중 가장 건강하고 활력이 넘치는 호랑이였다.
 
태백이는 맹수사에서 백두와 함께 지내던 중 지난 2월부터 변 상태가 좋지 않아 진료를 받아왔다. 이후 먹이 섭취량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활동성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약물 치료와 더불어 다양한 먹이를 줬지만 먹이 섭취량이 더 줄었고 결국 전신 마취를 통한 치료와 건강검진을 받았다.

영상 분석과 혈액 분석을 통해 확인한 결과 담도계와 간의 기능이 현저히 저하된 것으로 확인됐다. 급성 간담도계 질환은 고양잇과 동물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이지만 맹수 특성상 지속적인 전신 마취나 적극적인 수액 처치가 어려웠고 결국 태백이는 폐사했다.

이후 태백이 박제 계획이 전해지자 일각에서는 박제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일부 비판 여론에도 서울동물원은 이번 민원 답변을 통해 박제 필요성을 강조하며 강행 방침을 재확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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