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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CEO 손잡은 유영상 SKT 사장…'힘 빠진' 콘텐츠 날개 달까

등록 2024.06.28 06:01:00수정 2024.06.28 09: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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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상 SKT 사장, 지난달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CEO 회동

넷플릭스 협업으로 콘텐츠 경쟁력 보강…SKT AI 접목도 관심사

[서울=뉴시스] SK텔레콤은 '우주패스 넷플릭스' 상품을 오는 28일 출시한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달 1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넷플릭스 본사에서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오른쪽)과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가 사업 협력을 위한 미팅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촬영한 모습 (사진=SK텔레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SK텔레콤은 '우주패스 넷플릭스' 상품을 오는 28일 출시한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달 1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넷플릭스 본사에서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오른쪽)과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가 사업 협력을 위한 미팅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촬영한 모습 (사진=SK텔레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대표를 만났다. 지난해 9월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후 첫 만남이다. 3년 이상 망 사용료 법적 분쟁으로 다퉜지만 이제는 협력 관계가 된 두 회사의 수장이 손을 잡으면서 양사가 만들어 갈 시너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8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유 사장은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 넷플릭스 본사에서 서랜도스 공동 대표를 만나 인공지능(AI) 기술, 콘텐츠 관련 부문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2019년부터 시작된 SK·넷플릭스 망 사용료 갈등, 지난해 9월 극적 화해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넷플릭스, 유튜브, 트위치 자료사진. 2022.10.13.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넷플릭스, 유튜브, 트위치 자료사진. 2022.10.13. [email protected]


SK텔레콤과 넷플릭스는 지난해 9월 전까지만 해도 망 사용료를 두고 첨예하게 갈등을 빚어 왔다.

두 회사 간 갈등이 구체화된 건 2019년 11월부터다. SK텔레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가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느라 통신 인프라 투자 비용이 늘었다며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넷플릭스는 소비자에게 요금을 받는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가 콘텐츠제공사업자(CP)에도 망 사용료를 받는 것은 부당하다며 정부 중재를 뿌리치고 2020년 4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했다.

그렇게 3년 이상 법적 공방을 이어온 가운데 지난해 9월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 깜짝 합의 소식이 나왔다. 상호 소송을 취하하고 새 통신 요금제, 결합 상품 출시를 위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 소송 시작일 기준 3년 5개월 만에 망 사용료 분쟁이 마침표를 찍었다.

업계에서는 SK 측이 요청한 망 사용료 중 일부를 넷플릭스가 부담하는 형태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IPTV 서비스 경쟁력 확보를 위해 넷플릭스와의 협력이 필요했던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입장에서도 장기적인 법적 분쟁으로 실익이 늘지 않을 거라는 판단에 일부 양보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드디어 넷플릭스 담은 SKT·SKB, 제휴 상품으로 콘텐츠 경쟁력 보완

[서울=뉴시스] SK텔레콤은 '우주패스 넷플릭스' 상품을 오는 28일 출시한다고 27일 밝혔다. (그래픽=SK텔레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SK텔레콤은 '우주패스 넷플릭스' 상품을 오는 28일 출시한다고 27일 밝혔다. (그래픽=SK텔레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K텔레콤은 자사 유무선 상품이 제공하는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넷플릭스와 협업이 필요했다.

SK텔레콤은 2019년 지상파 3사와 함께 설립한 OTT 웨이브로 통신 상품과의 시너지를 기대해 왔다. 특히 지난 2021년 SK텔레콤은 2025년까지 웨이브 콘텐츠 투자에 1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혀 올 정도로 콘텐츠 사업에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OTT 성장세에 지상파 콘텐츠 경쟁력은 나날이 떨어졌고 웨이브 최대 주주가 SK텔레콤에서 SK스퀘어로 바뀌면서 1조원 투자 계획도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다.

그 사이 티빙, 쿠팡플레이, 디즈니플러스 등 다른 OTT가 성장하면서 웨이브 입지가 좁아졌다.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웨이브에 고집하는 동안 넷플릭스, 티빙, 디즈니플러스와도 제휴 상품을 출시하며 통신·콘텐츠 상품 시너지를 끌어올렸다.

이제 SK텔레콤은 넷플릭스 제휴 상품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경쟁사들에 비해 열세였던 콘텐츠 경쟁력을 대폭 보완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은 이날 구독 플랫폼 'T우주'에 '우주패스 넷플릭스'를 출시했다.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와 결합한 형태로 최대 1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월 10만원대 5G 요금제 가입자는 유튜브 프리미엄 무료 혜택처럼 넷플릭스·웨이브 무료 혜택을 선택할 수 있다. 넷플릭스 구독자 중 일부를 자사 통신 또는 구독 상품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뉴시스] SK브로드밴드가 인터넷TV(IPTV) B tv와 넷플릭스를 조합한 신규 요금제 4종을 출시한다고 30일 밝혔다. (사진=SK브로드밴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SK브로드밴드가 인터넷TV(IPTV) B tv와 넷플릭스를 조합한 신규 요금제 4종을 출시한다고 30일 밝혔다. (사진=SK브로드밴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K브로드밴드도 넷플릭스를 자사 IPTV 플랫폼에 탑재할 수 있게 되면서 가입자 이탈 방지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달 30일 B tv 최초로 넷플릭스 제휴 요금제를 출시했다. 넷플릭스를 별도로 이용하는 것보다 이 요금제 이용 시 월 최대 2500원 할인된 금액으로 넷플릭스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또 SK텔레콤 이동전화 서비스와 결합하면 1100원 추가로 할인받을 수 있다.

최근 IPTV 가입자 증가율이 0%대로 내려간 상황이라 기존보다 더 많은 가입자 증가율을 보이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대신 SK브로드밴드가 이번 넷플릭스 제휴로 일부 기존 가입자 이탈을 막는 '락인효과'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일부 SK브로드밴드 고객이 B tv에서 넷플릭스를 이용하지 못해 KT, LG유플러스 등으로 바꾸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러한 일이 더 이상 없기 때문이다.

한편 유 사장과 서랜도스 공동 대표는 콘텐츠뿐만 아니라 AI 관련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양사는 지난해 파트너십 체결 당시 맞춤형 개인화 가이드 등 AI 기술로 소비자 친화적인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만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넷플릭스 콘텐츠 추천 등에 SK텔레콤의 AI 기술이 활용될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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