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글로 적은 이태원 참사 그날의 기억…"아픔 전달되길"

등록 2024.10.22 13:06:41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참사는 골목에 머물지 않는다' 기록집 출간

유가족 25명의 참사 이후 2년간 이야기 담겨

"대형참사가 남기는 아픔, 책 통해 전달되길"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정인식 10.29 이태원 참사 작가기록단이 22일 서울 중구 부림빌딩 내 이태원 참사 기억소통관 별들의 집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 기록집 '참사는 골목에 머물지 않는다'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0.22.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정인식 10.29 이태원 참사 작가기록단이 22일 서울 중구 부림빌딩 내 이태원 참사 기억소통관 별들의 집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 기록집 '참사는 골목에 머물지 않는다'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0.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수정 기자 = "참사를 생각하면 아프고 힘들지만, 지금을 살아야 하기 때문에 기억을 해야 하는 거겠죠. 그런 생각에서 다큐멘터리든 책이든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고 싶어 참여하게 됐습니다."

고(故) 이재현군의 어머니 송해진씨는 2022년 10월29일 이태원 참사 이후 아들을 잃었다. 159번째 희생자인 이군은 참사 이후 각종 2차 가해로 인해 괴로워하다 43일 되던 날,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송씨는 "지난 2년 간 막연한 공포와 두려움으로 살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텨낼 수 있었던 건 옆에 계셔주셨던 분들 덕분"이라며 "(책을 통해) 기억의 폭이 확장되고 이어나갈 수 있는 것 같다. 독자분들도 함께해달라"고 말했다.

송씨의 이야기는 10·29 이태원 참사 기록집 '참사는 골목에 머물지 않는다'에 담겼다. 송씨 외에도 24명의 유가족들이 구술집 집필 과정에서 구술자로 참여했다. 이 책은 오는 29일 참사 2주기를 앞두고 발간됐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출판사 창비 등은 22일 오전 10시40분께 서울 중구 부림빌딩 '별들의집'에서 '참사는 골목에 머물지 않는다' 출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작가기록단과 유가족들이 현장에 참석했다.

구술자로 참여한 고 김산하씨의 어머니 신지현씨는 "간혹 지인들에게서 결혼식 청첩장이 날아오는데 우리 딸아이의 결혼식은 볼 수도 없고, 행복해서 재잘거리거나 가끔은 퉁명스러웠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으니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구술집에 왜 참여했냐고 묻는데, 잘 모르겠다. 그냥 제가 해야할 것만 같았다"고 심경을 전했다.

신씨는 "죽은 자는 말이 없다고 딸이 '엄마 억울해'라고 말은 못하겠지만 제가 너무 억울하다"며 "누군가 나서서 이야기하지 않으면, 행동하지 않으면 정부가 묻으려 하고 축소시키려 하고 책임을 회피할 것 같았다"고 눈물을 보였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자 고 이주영씨의 아버지 이정민씨도 "1주기 구술집이 나왔을 때는 반신반의했지만 책으로 들려주는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하더라"며 "이 책에는 유가족, 특히 부모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대형 참사가 우리 사회에 얼마나 큰 아픔을 남기는지 전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정인식 10.29 이태원 참사 작가기록단이 22일 서울 중구 부림빌딩 내 이태원 참사 기억소통관 별들의 집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 기록집 '참사는 골목에 머물지 않는다'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0.22.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정인식 10.29 이태원 참사 작가기록단이 22일 서울 중구 부림빌딩 내 이태원 참사 기억소통관 별들의 집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 기록집 '참사는 골목에 머물지 않는다'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0.22. [email protected]

책은 ▲1부 '고통과 슬픔에도 그치지 않았던 730일의 걸음' ▲2부 '재난참사 피해자라는 이름, 그 안에는' ▲3부 '참사가 물었다, 어디로 나아갈 테냐고' 등으로 구성됐다.

이태원 참사 작가기록단으로 참여한 정인식 작가는 "참사를 통해서 드러났던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참사는 그 시간, 그 장소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언제든지 공동체 구성원의 삶을 파괴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며 "그런 물음을 사회에 던지고 싶었다"고 집필 취지를 설명했다.
 
비정규직 스태프 처우 문제를 고발하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 고 이한빛 피디의 어머니 김혜영씨도 집필에 참여했다. 김씨는 "남들이 볼 때는 사소해도 유가족에게는 그것이 얼마나 큰 슬픔인지, 함부로 던지는 혐오의 말이 유가족을 얼마나 주눅들게 하는지 시민들의 이해를 구하고 싶었다"고 계기를 전했다.

한편 유가족들은 오는 29일까지를 집중추모주간으로 선포하고 시민들의 지지와 연대를 요청했다. 유가족들은 이 기간 2주기 추모 159분 콘서트, 희생자 생일 추모제 등을 지낼 예정이다. 오는 26일에는 서울광장에서 시민추모대회도 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