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가락시장 갈등]속타는 서울시농수산물공사…철거 지연에 매달 8.5억 손실

등록 2017.03.12 06:01: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가락시장 시설 현대화사업 계획

가락시장 시설 현대화사업 계획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이 현대화과정에서 일부 상인들의 이전 거부로 내홍을 앓고 있는 가운데 가락시장 운영주체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난감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공사는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사업기간 지연에 따른 물가상승 등의 요인으로 1공구 철거지연시 매달 8억5000만원, 연간 102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사는 이전 거부 상인들을 최대한 설득하는 한편 손해배상 청구 등 상황을 타개하려는 전술적 시도를 하고 있다.

 공사는 "가락몰 이전 불가피성을 상인 상당수가 이해하고 있지만 (청과직판상인협의회) 집행부의 강경한 반대가 전체 분위기를 압도해 개별의사 표출이 불가능하다"며 "조합(청과직판상인협의회)의 요구가 정당한 생존권 요구인 것처럼 조합원들을 선동하고 있다"고 청과직판상인협의회를 비난했다.

 공사는 이어 "조합은 공사와의 협상을 시간지연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더 시간을 끌어 사태가 장기화되면 더 큰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니 명도판결 점포 명도집행과 현대화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이전 거부 상인들을 압박했다.

 실제로 공사는 점포명도 집행방해와 불법시위, 도로점거, 시설물 무단점유 등 혐의로 이전 거부 상인들을 고소·고발하는 동시에 현대화사업 지연 책임을 물어 1인당 하루 7만7000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방침이다.

 공사는 이같은 강경책을 쓰기 전에 상인들이 태도를 바꾸기를 기대하고 있다.

가락시장 내 기존 청과직판장, 차량진입차단돼

가락시장 내 기존 청과직판장, 차량진입차단돼

 한 공사 관계자는 "현대화사업을 하면서 입체적 공간활용은 불가피하다. 청과직판 상인들만 차별하는 게 아니다"라며 "(공기 질 등) 운영상 불편사항은 얼마든지 기술로 개선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가락시장은 사사로운 시장이 아니라 공기(公器)다. 국민들에게 먹거리를 공급하고 농어민의 판로를 확보하는 곳"이라며 "(이전 거부 상인들은) 100% 만족은 못하더라도 사회적 공기로서 다소 양보하고 동참해야 또다른 발전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수산과 축산 쪽 상인들은 가락몰로 옮기고 나서 오히려 여건이 나아졌다고 한다. 청과직판도 다 옮겨오면 시너지가 날 수 있다"며 "그동안 가락시장 안에 있으면서 영업에서 도움을 받았으니 협력하는 대승적인 결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이전 거부 상인들은 13일께 총회를 열고 공사의 제안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놓고 토론을 벌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총회는 극적인 타결이냐 아니면 사태 장기화와 이에 따른 물리적 충돌이냐를 좌우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치킨게임을 벌여온 양측이 꼬일 대로 꼬인 매듭을 푸는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