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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에서 대체 무슨 일이?"···美외교관들, 집단 청력 손실

등록 2017.08.10 15:5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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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스벨트 룸에서 이민 정책 관련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2017.8.3.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스벨트 룸에서 이민 정책 관련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2017.8.3.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쿠바에서 미국 외교관들이 집단으로 음파 장치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청력 손실을 겪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9일(현지시간) AP통신,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 국무부의 헤더 노어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작년 말 쿠바 아바나 주재 미 대사관 직원들 일부가 '신체적 증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노어트 대변인은 증세를 나타낸 이들 가운데 몇 명은 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이송됐다며 "증상의 원인에 관한 정확한 해답은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증상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노어트 대변인은 이 사건으로 인해 지난 5월 미국 주재 쿠바 외교관 2명을 추방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책임이 쿠바 정부에 있다고 명시하진 않았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쿠바 주재 미 대사관 직원들이 겪은 증상에 관해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알려졌다. 미 정부는 쿠바 정부가 사건의 배후에 있다고 드러날 경우 추가 대응을 검토하기로 했다.

 국무부는 구체적으로 직원 몇 명이 어떤 증세를 보였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추방된 주미 쿠바 대사관 직원이 2명임을 고려하면 쿠바에서 미국으로 돌아온 인력도 2명 정도로 추정된다고 WP는 분석했다.

 AP통신은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쿠바 주재 미 대사관 직원 여러 명이 작년 말 이유를 알수 없는 청력 손신을 겪었다고 전했다. 일부는 증세가 매우 심해 미국으로 귀국할 수밖에 없었다.

 이 관계자들은 이들 외교관이 가청음(정상인이 들을 수 있는 음역대) 밖의 소리를 내는 고급 장비에 노출됐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 장비는 외교관들 거주지 안팎에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장비들이 쿠바 정부가 의도적으로 설치한 일종의 무기인지 다른 배경이 있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쿠바 정부는 이번 사태는 자신들과 아무 연관이 없다고 일축했다.

 쿠바 정부는 성명을 통해 "쿠바는 공인된 외교 관계자들과 그들의 가족들을 표적으로 하는 행동에 우리 영토가 사용되는 일을 절대로 용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로 겨우 정상화 된 미국과 쿠바의 외교 관계가 다시 악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양국은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5년 50여 년만에 국교를 정상화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오바마 행정부의 대쿠바 정책을 뒤집어 쿠바 경제 제재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쿠바 정부는 이로 인해 양국 관계가 다시 흔들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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