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판사, 진보·보수 구분은 의미없고 부적절"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7.09.12. [email protected]
"이념·정치적 편향된 생각 가져본적 없어"
"매사에 균형감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
【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가 "판사의 임무와 역할을 고려할 때 판사를 이념적인 잣대인 진보와 보수로 양분해 구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뿐 아니라 적절하지도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저 역시 판사로서 다양한 사건들을 마주하면서 개인의 기본권 보장과 소수자 보호라는 사법의 본질적인 사명에 충실했을 뿐 이념적으로나 정치적으로 편향된 생각을 가져본 적은 전혀 없다. 오히려 항상 공정한 입장을 유지하고 매사에 균형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자신을 둘러싸고 제기된 '좌편향' 우려를 모두발언을 통해 직접적 해명에 나선 것이다.
김 후보자는 "제가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많은 분들이 사법부에 바람직한 변화가 있으리라는 기대와 성원을 해주고 있지만 '파격' 혹은 '진보성향'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분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저는 31년 동안 한결같이 재판업무에 전념해 온 판사"라며 "제가 지향하는 대법원장은 국민과 사법부 구성원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합리적인 토론과 설득을 통해 바람직한 사법부의 모습을 함께 다져가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 준비 동안 우리 국민이 사법부에 대해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는지 묻고 또 깊이 고민했다"며 "국민들은 약자에게 편안하고 강자에게 준엄한 사법부를 원한다. 전관예우에 대한 아무런 의심 없이 공정한 재판을 받기를 희망한다. 정권에 흔들리지 않는 의연한 사법부에 자신의 삶을 의지하고 싶어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사법에 대한 자신의 철학과 소신으로 ▲사법부 독립을 지켜내기 위한 확고한 의지와 용기 ▲관료화됐다고 지적받는 사법행정시스템을 참모습으로 되돌려 재판 중심의 사법행정을 실천하는 것 ▲사법 불신을 조장하는 전관예우의 원천적 근절과 공정한 재판에 대한 법관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것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대법원장의 역할에 대해서는 "법관이 외부 세력이나 영향으로부터 독립해 공정한 재판을 함으로서 국민 기본권을 보호하는 임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방패막이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사법행정에 관한 의사결정과 집행의 과정에서 수직적이고 일방적인 의사전달이 아니라 수평적이고 합리적인 의사소통이 이뤄져야한다"며 "사법부는 오직 국민의 신뢰 위에서만 존립할 수 있으므로 전관예우가 없다거나 사법 불신에 대한 우려가 과장된 것이라고 외면할 것이 아니라 그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대한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해 국민의 사법 신뢰 제고에 열과 성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사법부 구성원들을 통합해 보다 성숙한 사법부의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 싶다"며 "지금은 과연 무엇이 문제인지를 보다 근본적으로 되돌아보아야할 때다. 이제 사법부도 효율적이고 신속한 재판을 강조하기 보다는 적정하고 충실한 재판에 보다 무게를 둬야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건의 양적 처리를 강조하기보다는 성심을 다한 재판을 통해 국민들이 수긍하고 감동받을 수 있는 사법을 추구해야할 것"이라며 "이것이 국민들의 사법서비스에 대한 만족감을 높이는 길이자 사법부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근원적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후보자는 "최근 사법부는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한 진통기를 겪고 있다"며 "이러한 시기에 바람직한 대법원장은 강한 리더십과 권위를 앞세우기 보다는 국민과 사법부 구성원의 눈높이에서 소통하면서 부드러운 리더십을 발휘해 사법부 미래를 제대로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국민을 제대로 사랑하는 사법부, 국민으로부터 제대로 사랑받는 사법부를 모든 사법부 구성원들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제게 부여되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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