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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방중]전자·車업계, 中소비자 공략 잰걸음

등록 2017.12.10 0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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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낭(베트남)=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11일 오후(현지시각)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베트남 다낭의 한 호텔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17.11.18.  amin2@newsis.com

【다낭(베트남)=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11일 오후(현지시각)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베트남 다낭의 한 호텔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17.11.18. amin2@newsis.com

한중관계 정상화 선언에도 재계 체감온도 '냉랭'
대통령 방중 '윈윈 분위기' 기대…"무역장벽 막아야"

 【서울=뉴시스】 박주연 김승모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13~16일 중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중관계가 전면 해빙국면을 맞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재계가 '포스트 사드시대'에 대비한 전략 마련에 분주하다.

 재계는 그동안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여파로 발목이 잡혔던 각종 현안이 해결되기를 기다리며 중국 소비자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공격적 마케팅에 나섰다.

 한국과 중국은 지난 10월 말 관계정상화를 선언했지만 재계의 체감온도는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10월 19~30일 중국 동·중·서부 3개 권역, 10대 도시의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드 갈등이 한국 제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은 83.2%에 이르렀다.

 사드 갈등으로 한국제품을 구매하지 않는다는 응답자 중 "사드 현안이 해결될 경우 다시 한국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63.1%로 나타났다. 10명 중 4명은 사드 갈등 해결이 이뤄져도 한국 제품을 외면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셈이다.

 실제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지난 7월 대중(對中) 투자 신청을 했지만 5개월째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는 1조8000억원을 출자해 중국 광저우에 8.5세대 OLED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 계획을 세웠지만 아직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역시 사드 해빙 기류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현대차의 11월 중국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대 감소한 9만5000여대, 기아차는 30%대 감소한 5만여대를 각각 판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기차 배터리 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중국 정부는 지난 5일 친환경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LG화학과 삼성SDI 등 한국 기업이 생산한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포함하지 않았다. 한국산 배터리 탑재 차량이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지난해 12월 29일 이후 1년째다. 삼성SDI와 LG화학은 지난해 6월 중국 정부의 4차 인증에서도 탈락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으면서 한국 업체의 전기차 배터리에 인증을 내주지 않고 있다.

 재계는 이번 문 대통령의 순방이 사드해빙의 기폭제가 되기를 바라면서 중국 소비자 공략에도 가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이통사 차이나텔레콤과 함께 폴더형 스마트폰 'W2018'을 공개하고 이달 말 중국에서 출시할 계획이다. 고가의 고사양 폰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제품은 삼성의 음성비서 빅스비를 처음으로 지원하는 폴더폰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중국어 빅스비 서비스를 본격 진행했으며, 이는 한국어, 영어에 이은 3번째 언어지원이다.

 삼성전자 측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크기 때문에 저가형 스마트폰부터 고가 프리미엄 폰까지 두루 제품별 마케팅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17일 중국 '2017 광저우 국제모터쇼'를 통해 중국형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엔시노'를 최초로 선보였다. 엔시노는 중국 소비자의 운전 습관과 기호 등을 반영해 코나를 중국형으로 출시한 차량이다. 내년 1분기 중 중국 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중국 시장을 위한 SUV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스마트 라이프를 지향하는 고객과, 실용에서 프리미엄 성향의 고객까지 중국 소비자들의 다양한 기대를 충족시킨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 총경리 담도굉 부사장은 "현대차와 베이징현대는 향후 친환경차 모델 라인업을 지속 확대하고, 중국 귀주성에 구축한 글로벌 첫 빅데이터 센터를 통해 중국 고객 맞춤형 커넥티드카 개발, 그 밖의 자율주행·고성능 등 선도적 기술력을 선보일 것"이라며 "엔시노를 통해 중국 SUV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재계는 이번 문 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더욱 개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은 "사드 배치 문제 등 한국과 중국 간의 정책 이슈가 경제 문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이런 현안을 풀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중(對中)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으로서도 이 부분이 절실할 것"이라며 "이번 문재인 대통령 중국 방문을 계기로 양국 정부가 경제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확고한 상호 신뢰, 전략적 동반자 지위를 확인하고, 진전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준다면 기업 활동 분위기는 더욱 좋아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문제 해결이나 기업마다 대규모 투자 건이 발 묶여 있는데 대통령이 중국 정부와 '윈-윈'하는 분위기만 조성해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는 "중국의 높은 비관세 장벽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 투자기업들이 중국에서 타당한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투자기업 보호규정 마련이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대우는 이어 "한중간 금융부문 역내 협력을 통해 환율안정을 모색하고, 양국간 상호 금융규제를 점차적으로 완화해야 한다"며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는 위안화 허브 유치를 전략적으로 재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중 FTA 서비스부문 추가협상을 통해 중국 서비스시장 진출을 위한 광범위한 제도적 장치를 요구해야 한다"며 "최혜국대우를 받지 못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호주 등의 국가에 시장을 빼앗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도 "기업 현안에 대해 말하기는 조심스럽지만, 국가 차원에서 분위기가 좋아지면 기업 활동에도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수출이나 투자와 관련한 중국 비중이 다소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제1의 무역 상대국이다. 큰 틀에서 관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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