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혁명 시작됐다⑦]비싼 수소운반비, 어떻게 낮추나
배보다 배꼽 큰 구조…운반·보관비 막대
기술 국산화·공급시스템 효율화 등 필요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 마련된 린데코리아의 '하이! 에너지 존(HY! energy Zone)'에서 모델들이 수소충전기를 이용한 수소차 충전을 시연하고 있다.린데코리아는 오는 19일까지 친환경 미래 청정에너지 자원인 수소의 장점과 활용 원리를 소개하기 위해 이벤트 공간을 운영한다. 린데코리아의 수소충전소 기술은 내년 2월 평창에서 사용될 수소 버스용 연료 충전소에도 공급될 예정이다. 2017.11.17. [email protected]
20일 업계에 따르면 원유 정제 과정 중 국내에서 생산되는 부생수소의 양은 충분하지만 생산·보관·운송기술은 선진국에 비해 확연히 미흡하고, 이 때문에 비용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현재 국내 수소충전소에서는 수소연료가 1kg당 7000원~8000원선에 판매되고 있다. 심지어 서울의 양재와 상암 충전소는 무료로 수소를 제공하고 있다. 1kg 당 1만원 선인 일본보다 훨씬 저렴하다.
하지만 이는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가격이 아니라 충전소 1곳당 연간 1억원의 운영비를 보조하며 인위적으로 낮춘 가격이다. 더군다나 이 운영비 보조는 2019년까지만 주어진다. 민간 운영자들이 수소충전소 사업에 자발적으로 동참해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원가절감방안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수소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수소생산량은 164만t(95%가 화석연료로 생산)으로, 대부분 정유·석유화학단지가 밀집된 울산·여수·대산석유화학단지에서 나프타의 방향 족 개질공정 및 나프타 분해(NCC)를 통한 부생수소로 생산된다. 연간 200만대에 달하는 수소차를 굴릴 수 있는 양이다.
석유화학단지의 부생수소 유통가격은 1kg당 2000~3000원 규모지만, 파이프라인으로 직송되지 않을 경우 1kg당 6000~8000원까지 원가가 상승한다. 울산 등에서 튜브트레일러 등을 이용해 수소를 옮기는 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이는 경유와 유사한 수준으로, 수소연료의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주 요인이다.
1kg당 6000~8000원까지 오른 수소를 이 가격에 그대로 팔기도 어렵다. 수소충전소 건립에 30억원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수소충전소사업자로 선정돼 정부에서 50% 수준의 보조금을 받는다고 해도 15억원의 초기비용이 들고, 인건비 등 운영비를 더하면 수소가격은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부분의 수소충전소는 독일 린데, 프랑스 에어리퀴드 등에서 수입하는 장비와 기술을 사용한다. 국내 수소 충전소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역시 수소충전소 설립비가 높아지는 주요 원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수소 충전수요가 충분히 많아지기 전까지는 운영비 보조 등을 통해 수소충전소를 늘리고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술 국산화, 공급 시스템 효율화 등을 통해 생산가를 더욱 낮추는 것"이라고 밝혔다.
학계의 다른 관계자는 "전기차의 경우 한전이라는 큰 공기업이 전기차 충전용 전기를 저렴하게 공급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며 "수소차의 경우 그런 역할을 할 공기업이 없는데 가스공사 등이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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