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축구 미드필더 외질, 인종차별 비난하며 대표팀 은퇴 선언
【모스크바=AP/뉴시스】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의 미드필더 메수트 외질이 지난 6월14일 모스크바 외곽 바투틴키에서 훈련 도중 머리를 긁적이고 있다. 터키 이민 후손인 외질은 22일 독일축구협회와 언론, 팬들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했다며 독일 국가대표팀에서 은퇴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5월 런던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가 독일에서 강한 비난을 받았었다. 2018.7.23
독일 대표팀의 미드필드를 이끄는 사령탑으로서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우승의 주역이었으며 이번 월드컵에서 큰 기대를 모았던 외질은 그러나 월드컵을 앞두고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함께 사진을 찍은 것과 관련해 독일 국내에서 많은 비난을 받았다. 외질은 터키계이다.
현재 영국 아스날 소속인 외질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독일 대표팀 은퇴를 발표했다. 그는 독일축구협회와 회장, 축구 팬들, 언론이 모두 터키계 이민자들에게 인종차별적이고 이중잣대를 적용했다고 비난했다.
외질은 이러한 인종차별과 무례를 느끼면서 독일 대표팀에서 뛸 수 없다며 인종차별은 결코 수용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외질처럼 터키계 이민자 후손으로 영국 맨체스터시티 소속인 일카이 귄도간 선수 역시 지난 5월 영국을 방문한 에르도안 대통령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해 독일 국내에서 큰 분노와 비난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당시 라인하르트 그린데 독일축구협회 회장은 두 선수가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자신들을 이용하는 것을 허용했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일부 극우 성향 정치인들은 두 선수가 독일에 충성심을 갖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이들을 국가대표팀에서 축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외질은 이날 영어로 3문장으로 이뤄진 트윗에서 에르도안 대통령과 함께 사진을 찍은 것을 옹호하면서 자신에 대한 비난을 공격했다. 그는 "사진을 찍은 것에 어떤 정치적 의도도 없었으며 단지 내 조상의 나라의 최고 공직자에 대한 존경을 표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이 충격적인 예선 탈락을 당한 것에 대한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독일 언론들의 비난에 대해서도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은 것"이라고 비난하며 전 독일 대표팀 주장 로타르 마태우스가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난 것에 대해서는 거의 비난이 없었던 점을 지적했다.
외질은 "독일축구협회의 무능력과 무기력에 더이상 희생양이 되지 않겠다"며 "이제 더이상 대표팀 유니폼을 입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린델 축구협회장과 그 지지자들에게 나는 이겼을 때는 독일인이지만 지면 터키 이민자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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